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뉴스1
일명 ‘롤스로이스 남성’과 ‘람보르기니 남성’ 등 26명에게 마약류 약물을 불법 투약한 의사 2명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이들의 재산 약 ‘20억 원’도 동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의원 두 곳의 의사 2명과 직원 14명, 투약자 26명 등 총 42명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4일 밝혔다.
먼저 의사인 A 씨(40대)와 B 씨(50대)는 구속된 채로 송치됐다. 이들의 재산 19억 9775만 원은 법원으로부터 추징 보전 결정을 받았다.
C 씨는 앞서 의료용 마약류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하다 20대 여성 보행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D 씨도 의료용 마약류에 취한 채 주차 시비가 붙은 시민을 흉기로 협박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이 지속적으로 드나들며 투약했던 의원 두 곳을 포착해 수사를 확대했다.
조사 결과 A 씨와 A 씨의 병원 간호조무사 3명, 행정직원 3명은 C씨에게 불법 투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일당은 또 2022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년 4개월간 수면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28명에게 수면 마취제 계열 마약류인 ‘미다졸람’ ‘디아제팜’ ‘프로포폴’ ‘케타민’을 1회당 30만~33만 원 비용을 현금과 계좌이체로 받고 투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또 이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오·남용 점검을 피하고자 91명의 타인 명의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하거나 식약처장에게 마약류 투약 기록을 거짓 보고하고 경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진료기록을 수정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적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C 씨에게 마약류 4종을 9회에 걸쳐 투약한 뒤 약물 운전이 예상되는데도 C 씨를 퇴원시켜 보행자를 사망하게 한 혐의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A 씨는 투약 중 수면 마취된 여성 22명을 상대로 카메라 불법촬영 544회, 준강간·준유사강간·준강제추행 102회를 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의사 B 씨와 그의 병원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7명 등 총 9명은 람보르기니남 D 씨 등에게 불법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의원에서 한 내원자가 투약을 하며 현금 5만원권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모습. 서울경찰청 제공
B 씨 일당은 에토미데이트를 총 8921회 투여해 12억 5410만 원을 챙겼다.
이들은 에토미데이트가 프로포폴과 효능과 용법이 유사하지만 마약류(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되지 않고 전문의약품으로만 지정된 점을 악용했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CC)TV 영상에 따르면 B 씨의 병원에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한 이들은 허리를 굽히며 제대로 걷지 못 하거나 추가로 투약해달라고 의사에게 비는 등 이상 행동을 보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