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여년간 절벽에 박혀 있어 ‘프랑스판 엑스칼리버’ 뒤랑달. @exceddius X(트위터) 캡처
3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프랑스 남서부 옥시타니 광역주 로트 지역의 로카마두르에서 절벽에 박혀 있던 녹슬고 오래된 검 한 자루가 사라졌다.
현지 경찰은 그동안 검이 사슬에 연결된 상태로 보관돼 왔던 것을 고려해 도난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로카마두르 지역은 프랑스 내 유명한 가톨릭 성지로 손꼽힌다. 뒤랑달은 한 때 이 지역 교회에 보관돼 왔고 롤랑이 죽는 순간 던진 검이 이 지역 절벽에 박혔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했다.
이같은 전설로 인해 매년 많은 관광객이 성지순례를 위해 절벽을 찾기도 했다. 다만 그동안 현지 당국은 절벽에 박힌 검은 뒤랑달의 복제일 뿐이라는 입장을 밝혀온 바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번 도난사건으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도미니크 렌팡 로카마두르 시장은 “주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마을의 일부를 도둑맞은 듯한 기분”이라며 “비록 전설이라 해도 마을과 뒤랑달의 운명은 서로 얽혀 있다. 지난 수 세기 동안 마을의 일부로 존재했던 검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