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시적 갱신’ 포함 최대 6년 계약 집주인, 실거주 이유로 갱신 거절 가능 기간 안 채우고 재임대 땐 손해배상
2020년 7월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된 지 4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당시 전세 계약을 처음 체결한 세입자의 전세 계약 기간(최초 계약 2년+갱신 계약 2년)이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벌써부터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들 만기 물량이 4년 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올려 받으며 전세 가격 상승세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부동산 빨간펜에서는 전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개정 임대차보호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Q. 임대차 3법이라고도 하고, 임대차 2법이라고도 하는데 어느 쪽이 맞는 건가요?
Q. 세입자는 언제부터 계약갱신 요구를 할 수 있나요?
“세입자는 전월세 계약의 임대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특히 ‘1개월 전’의 경우 계약의 첫째 날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1개월 전’에 해당하는 날의 0시 전까지를 의미합니다. 예컨대 8월 30일에 만료되는 임대차 계약은 7월 30일 0시(7월 29일 밤 12시) 전까지 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Q. 계약갱신요구권은 어떻게 행사할 수 있나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에는 정해진 양식이 없습니다. 구두, 문자메시지 등 다양한 방법 모두 가능합니다. 다만 내용증명 등 증거를 남길 수 있는 방법이 향후 분쟁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방법으로 여겨집니다.
또 ‘묵시적 갱신’으로 계약이 갱신된 경우 계약갱신 요구로 보지 않습니다. 묵시적 갱신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 계약갱신 관련 의사 표현이 없는 경우 자동으로 임대차 계약이 갱신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묵시적 갱신을 한 번 한 뒤 계약갱신요구권을 활용한다면 6년(2+2+2년) 거주도 가능하다는 뜻이죠.”
Q. 세입자가 계약갱신을 요구하면 집주인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나요?
Q.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며 계약갱신을 거절했습니다. 갱신 계약을 했다면 세입자가 거주할 수 있는 기간은 2년인데요, 이 기간이 지나기 전에 집주인이 다른 세입자를 찾아 임대를 할 수 있나요?
“집주인이 실거주 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다시 임대를 한다면 원칙적으로 집주인은 세입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액은 갱신 거절 당시 월 임대료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등을 토대로 산출됩니다. 다만 실거주하던 직계존비속이 갑자기 사망하거나, 실거주 중 해외 주재원으로 발령 난 경우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실거주를 이유로 갱신을 거절하고 공실로 두는 경우도 ‘허위 갱신 거절’로 봅니다. 이 경우 주택임대차보호법 위반에 따른 일반불법행위 책임을 지는 반면, 제3자에게 임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은 없습니다. 세입자는 전입세대 또는 확정일자 열람 등을 통해 집주인이 실제로 거주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Q. 임대차 2법이 폐지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정말 폐지될 가능성도 있나요?
다만 임대차 2법을 폐지하려면 국회에서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하는데요.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임대차 2법 유지를 내걸기도 했습니다. 2월에는 헌법재판소에서 임대차 2법에 대한 합헌 결정이 내려지기도 했죠. 헌재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이라는 입법 목적이 정당하고, 임차인의 주거이동률을 낮추고 차임 상승을 제한함으로써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단의 적합성도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여소야대인 현재 국회 상황에서 정부의 의지가 있더라도 폐지 논의가 수월하게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부동산 빨간펜’에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