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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상대 비열해도 외압에 굴복 말라”… 檢, ‘탄핵안 검사 4명’ 청문회 보이콧 검토

입력 | 2024-07-05 03:00:00

이원석 검찰총장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4.7.4.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했던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국회에 증인으로 부르는 방안을 추진하자 검찰이 보이콧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4일도 “판사와 검사, 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 나선 것”이라며 민주당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4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민주당이 추진 중인 국회 법사위 탄핵안 청문회에 검사 4명을 불참시키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법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내부에선 검사들이 청문회에 불참해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 나온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는 이날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탄핵청문회 피소추자의 증인 적격’이란 글을 올려 “법사위가 (탄핵안이 발의된) 피소추자(검사)들을 소환할 때 증인으로 소환할 것인데 증인은 법적으로나 일상언어적으로나 당사자가 아닌 제3자를 의미하고, 피소추자는 탄핵소추 절차에서 당사자적 지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탄핵안이 발의된 검사는 제3자가 아닌 당사자여서 ‘증인’으로 청문회에 부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4일 월례회의에서 “검사 탄핵 조치는 판결이 선고됐거나 재판받는 피고인들이 법원의 법정에서는 패색이 짙어지자 법정을 안방(국회)으로 들어 옮겨 자신들의 재판에서 판사와 검사, 변호인을 모두 도맡겠다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의 재판권과 행정부의 수사권을 침해하고 삼권분립 원칙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라며 “진실은 아무리 덮으려고 해도,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반드시 그 진면목을 드러내게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장은 ‘부산 돌려차기’,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 등을 수사한 검사 24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상대가 비열하게 나와도 부당 외압에 굴복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탄핵안에 대한 학계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창현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탄핵소추된 검사들 중 뚜렷한 위법사항이 확인된 것이 없다”며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가결될 확률은 제로”라고 말했다. 진보 성향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페이스북에 “탄핵소추안 내용이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도 없었다”며 “검사 개개인을 향한 경우, 어떤 비판과 공격도 진실 확인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적었다.

한편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안은 곳곳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개입 여론 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한 강백신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안엔 검찰이 뉴스타파 등을 압수수색한 날이 2023년이 아니라 2029년으로 적시됐다.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윤모 기자의 언론사는 ‘뉴스버스’가 아닌 ‘유스버스’로 적혀 있었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