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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 없는 할머니에 죽 급하게 퍼먹여 질식사…요양보호사 ‘숟가락질’ 경악

입력 | 2024-07-05 09:50:00

광주지방법원의 모습. 뉴스1 DB


병으로 음식을 못 삼키는 고령환자에게 밥을 먹이다가 사망하게 한 요양보호사가 항소심에서 사회봉사 명령을 추가로 받았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연선주)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요양보호사 A 씨(60·여)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 동일 형에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한다고 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2022년 8월 21일 오후 4시 28분쯤 전남 한 요양원에서 환자 B 씨(81·여)에 대한 주의 의무를 다 하지 않아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이 복지센터 요양원에 입원해 와상환자로 치료를 받아왔는데 치매와 당뇨를 앓고 있었다. B 씨는 치아가 없고 삼킴장애, 입과 식도의 기능감소로 음식을 잘 먹지 못했다.

매번 묽은 죽으로 식사를 하던 B씨는 사고 당일에도 평균 55초마다 죽 한 숟가락을 넘기면서 30분 넘게 홀로 식사를 하고 있었다.

A 씨는 혼자 밥을 먹던 B 씨에게 다가가 1분20초 동안 5번에 걸쳐 숟가락으로 피해자의 입 안에 죽을 급하게 떠먹였다. B 씨가 음식을 완전히 삼켰는지도 확인하지 않았고 결국 피해자는 음식물에 의한 기도폐색성 질식사로 사망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급하게 죽을 떠먹인 직후 피해자는 호흡곤란을 일으켰고 질식사로 숨졌다. 주의의무 위반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며 “피해자가 당시 여러 병을 앓아 건강사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고려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잘못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당시 요양보호사로서 7년 이상의 경력을 가지고 있었고 피해자의 건강 간호관리란에 ‘연하 곤란 위험’이 기재돼 있었음에도 죽을 퍼 먹여 질식에 이르게 해 과실이 가볍지 않다. 원심은 다소 가벼워 부당하다”고 밝혔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