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노동당이 압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4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할 노동당의 외교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AFP통신에 따르면 노동당의 예비내각 외무장관을 겸하는 데이비드 라미 하원의원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노동당의 대외 정책이 “진보적 현실주의”에 기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 등 불안정한 대외 환경을 거론하며 유럽연합(EU)과 “야심 찬” 안보 협정을 체결하겠다고 하는 등, 광범위한 안보 정책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지난해 영국이 무역과 상업, 기술과 같은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면서도 기후 변화 대처와 같은 문제는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와 안보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뜻이다.
다만 이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국들을 향해 중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도록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공약집에서는 팔레스타인 독립을 지지하는 “두 국가 해법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평화 프로세스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다만 정확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이외에도 즉각적인 휴전 추진과 인질 전원 석방,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 규모 확대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보수당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머 대표는 총리 취임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이러한 입장을 직접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AFP는 전했다.
스타머 대표는 극우정당의 집권 확률이 높아진 프랑스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우리가 이긴다면 유럽과 전 세계 어떤 정부와도 같이 일하겠다”라며 협력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스타머 대표는 이민자 문제에 대해 프랑스와의 협력을 강화·개선하고 EU와는 새로운 협정을 체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동당은 정부 출범 직후 국방 정책을 재검토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노동당은 이날 오후 총선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출구 조사에서 의회 650석 중 410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이끈 보수당은 기존 345석에서 214석 줄어든 131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