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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갇힌 2살 딸 우는데…30분간 영상 찍은 日유튜버 아빠

입력 | 2024-07-05 14:56:00

일본의 유튜버 부부가 차에 갇혀 우는 딸을 구조하지 않고 영상으로 찍고 있다. 유튜브 영상 캡처 @raunano_family


일본의 유튜버 부부가 차에 갇혀 우는 딸을 구조하지 않고 영상으로 찍어 올려 논란이다.

3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구독자 5만8000여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raunano_family’를 운영하는 일본인 부부는 지난 5월 24일 ‘불타는 태양 아래 차에 갇힌 내 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에는 아이 부모가 두 딸을 차에 태우고 유치원에 있는 아들을 데리러 가려던 상황이 담겼다.

아이 엄마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아빠는 2세인 큰딸 나노카를 차량 뒷좌석에 먼저 태우고 문을 닫았다. 이어 막내딸을 뒷좌석 반대편에 태우려는 순간, 차키를 가지고 있던 큰딸이 실수로 문을 잠갔다. 이렇게 큰딸 홀로 차 안에 갇히게 됐다.

아이 아빠는 즉시 구조 요청을 하지 않고, 창밖에서 딸의 반응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긴급 상황이다. 나노카가 차에 갇혔다. 차가 잠겨서 나올 수 없다”고 외쳤다. 아이는 차 안에서 땀에 젖은 채 울었다.

아빠는 더위에 힘들어하는 딸에게 차 문을 여는 방법을 가르치려 했다. SCMP는 “차 문을 스스로 여는 일은 두 살짜리가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아빠는 끝까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고, 자물쇠공에게 연락해 차 문을 열었다. 아이는 뜨거운 차 안에 30분 이상 갇혀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본 현지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일본 주요 뉴스 매체에서도 해당 사건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누리꾼들은 “부모가 미쳤다. 나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적 있는데, 그때 가슴이 찢어지고 너무 긴장해서 살아있는 것 같지 않았다. 이 상황에서 침착하게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을 수 있다는 게 놀랍다” “아이의 목숨을 걸고 벌어들인 돈으로 살면서 기분 좋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논란이 커지자 부부는 지난달 3일 유튜브 영상을 통해 사과했다. 아이 아빠는 “모두 내 책임”이라며 “아이를 어떻게 돌볼지 고민하고 싶어 유튜브 활동을 쉬려 한다.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부의 유튜브 채널에는 사과 영상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논란의 영상은 삭제된 상태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