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5일 “지난달 18일 로마 교황청 시성부가 정순택 대주교 앞으로 보낸 답서에서 김 추기경 시복 추진을 ‘장애 없음(Nihil Obstat)’으로 알려왔다”라고 밝혔다. ‘장애 없음’은 교황청 시성부에서 검토한 결과 시복 추진에 아무런 이의가 없다는 선언이다. 이에 따라 김 추기경은 공식 시복 추진 대상자인 ‘하느님의 종’으로 칭할 수 있게 됐다.
시복은 가톨릭에서 순교자나 성덕이 높은 사람을 사후에 복자(福者) 품위에 공식적으로 올리는 것으로 성인의 전 단계. 복자가 된 후에는 다시 성인인 시성(諡聖)으로 추진할 수 있다.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는 김 추기경 시복 안건 역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김 추기경의 생애와 영웅적 덕행, 성덕의 명성에 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김 추기경은 1968년 착좌 후 1998년 퇴임 때까지 30년간 서울대교구장으로 사목하면서 개인적인 덕행은 물론 한국교회의 성장과 위상을 높이고 인권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헌신으로 많은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특히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연민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처럼 대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불렸다. 선종 후에는 각막 기증을 통해 마지막까지 남김없이 내어주는 사랑을 실천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