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품질의 상향 평준화로 미세한 차이가 브랜드 경쟁력을 가른다. 각 제조사는 수많은 부품이 맞물려 작동하는 차량에서 미세한 차이를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정숙한 차량 실내를 만드는 데도 마찬가지다. 엔지니어들은 다양한 부서 전문가와 협업하며 자동차 소음을 줄이는 데 ‘버추얼 트윈(Virtual Twins)’ 기술을 활용한다.
미래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에 버추얼 트윈을 활용하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차량 실내 소음 차단 돕는 버추얼 트윈 기술
자동차 주행 중 불규칙한 충격으로 유발되는 실내 소음과 진동은 노면 스트레스를 운전자에게 전달해 피로를 유발한다. 제조사가 만족스러운 운전 경험으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실내 소음 차단에 매진하는 이유다.
출처=엔바토엘리먼츠
자동차 내부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소음으로 변속기와 파워트레인 등 엔진 소음이 꼽힌다. 지면에서 타이어를 통해 들어오는 노면 소음과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달릴 때 들리는 높은 주파수음도 있다. 온도 조절, 환기 및 에어컨(HVAC, Heating, Ventilation & Air Conditioning) 시스템에서도 상당한 소음이 발생한다. 이 같은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한다.
버추얼 트윈 기술로 엔지니어링 설계에 나선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일례로 BMW 그룹은 차량 실내 소음 감소와 미래 엔지니어링 기술 개발을 위해 버추얼 트윈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제조사 중 하나다. 버추얼 트윈은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해 더 나은 선택을 돕는 방식으로 쓰이는 기술이다. BMW 그룹은 버추얼 트윈을 활용하기 위해 프랑스 소프트웨어 기업 ‘다쏘시스템’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다쏘시스템은 버추얼 트윈 전문 기업으로, 3D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AI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3DEXPERIENCE Platform)으로 버추얼 트윈 기술을 제공한다.
BMW 엔지니어들은 디자인과 성능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숙함을 두루 갖춘 HVAC 시스템 설계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 중이다.
실내 소음 차단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자동차 HVAC 시스템은 운전자 안전과 쾌적한 실내를 위해 냉난방과 전방 윈드실드, 사이드미러 등에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해당 시스템이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차량 실내에 다양한 소음이 발생한다. 특히 내연 기관보다 엔진 소음이 적은 전기 차량의 실내는 다양한 소음에 더욱 민감한 장소다. 따라서 차량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기 전, 냉난방과 열선 기능 등 성능과 소음의 균형을 반드시 맞춰야만, 다음 개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이 같은 균형을 초기 설계 단계부터 고려하는 데 버추얼 트윈이 활용된다.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차량의 모습을 그대로 구현해 실제 차량을 주행하는 것처럼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실내 소음 차단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실내 소음 차단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BMW 그룹 엔지니어들은 차량 주행을 가정한 상황에서 가상환경 속 공조시스템을 가동해 소음원을 찾는다. 이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플랫폼에 나타난 결과물을 두고 상호 협력한다.
실내 소음 차단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실내 소음 차단에 버추얼 트윈 기술을 활용하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BMW 그룹은 공기 역학에 최적화한 다쏘시스템 파워플로우(PowerFLOW) 시뮬레이션 솔루션으로 실내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기류음과 열 성능도 포착한다.
다쏘시스템 파워플로우 시뮬레이션으로 유동 소음원을 추출하는 모습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이후 버추얼 트윈으로 안전 규정을 준수하며 소음 수준을 낮추는 연구를 진행한다. 여기서 얻어지는 결과물을 시뮬레이션으로 시험하는 과정을 반복하며, 실내 소음을 낮추는 동시에 탑승자가 편안함을 느끼는 음향적 데시벨도 세팅한다.
미래 엔지니어링 플랫폼 개발로 협력 확대
버추얼 트윈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의 유용함을 확인한 BMW 그룹은 지난 2024년 2월, 미래 엔지니어링 플랫폼 개발을 위해 다쏘시스템과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공식 발표했다. BMW 그룹은 1만7000명 이상 직원들이 아이디어 구상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개발 프로세스를 가속하도록 다쏘시스템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할 계획을 밝혔다. 자동차 업계 화두인 커넥티드와 자율주행 엔지니어링을 고도화할수록 발생하는 기하급수적이고 복잡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활용하는 데에도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다.
다쏘시스템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활용해 미래 엔지니어링 설계에 나서는 BMW 그룹 / 출처=다쏘시스템 코리아
이번 장기 파트너십 구축으로 향후 모든 BMW 그룹 엔지니어링 부서는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을 사용해 차량 개발에 필요한 버추얼 트윈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후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상호 확인하며, 각 모델에 필요한 연구 개발을 진행한다. BMW 그룹은 이 과정에서 설계에서 제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쏘시스템과 BMW 그룹은 차량 실내 소음 개선 등에 이미 수십 년간 협력해 왔다. 생산 계획 및 일정, 부품 설계, 생산 효율성 등의 측면에서 기술 혁신을 이루기 위해 지식과 노하우를 상호 공유했다. 이번 장기 파트너십으로 BMW 그룹은 기존 IT 솔루션 데이터를 3D 익스피리언스 플랫폼으로 이전하고 엔지니어링 플랫폼에 첨단 기술 접목을 추진한다.
줄리앙 호엔슈타인 BMW 그룹 연구 개발 프로세스, 디지털화, 거버너스 아이디어 제공 부사장은 “디지털 관점의 사고와 상호 연결된 작업 방식으로 데이터를 통합·관리해야만 엔지니어링 프로세스 최적화가 가능하다”며, “다쏘시스템의 3D익스피리언스 플랫폼은 BMW 그룹에 맞춤화한 접근 방식을 지원하고 더 높은 수준의 품질 달성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