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현지시간) 공개된 바이든 대통령의 ABC 방송 인터뷰.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첫 TV 대선 토론 이후 거세진 후보 사퇴 압박을 단호하게 거부하며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설 적임자라고 공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후보 사퇴 요구 이유로 거론되는 인지능력 저하 논란에 대해서는 “매일 신경 검사를 받는다”라며 거부했다.
그러면서 “신께서 사퇴하라고 하기 전까지는 안 하겠다”라며 대선 완주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결실을 볼 수 있는 중동 평화 계획을 마련한 사람이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확장한 사람이고 경제를 활성화한 장본인이다”라며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올 수 있다”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이 국방 예산을 증가한 것과 한국이 미국에 수십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일도 자신이 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병적인 거짓말쟁이”라고 부르며 “그는 토론에서 28번이나 거짓말을 하기도 했다”라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의 인지능력 감퇴를 둘러싼 우려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무도 내가 인지·신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라고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내가 100m를 10초 안에 주파하지는 못해도 여전히 건강이 좋은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4년이나 더 일할 수 있는 정신적, 육체적 능력이 충분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나라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올리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 출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길 수 없다는 확신이 들면 물러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능하신 신이 내려와서 그렇게 하라고 할 때만 물러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 안팎으로 사퇴하지 않으면 하원과 상원 모두 잃을 것이라는 우려를 들으면 어떻게 하겠냐’라는 질문에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TV 토론 참패 원인으로는 “자신만의 잘못”이라며 참모들에 대한 책임론엔 선을 그었다.
그는 “심각한 상태의 징후는 없다. 저는 지쳤다. 준비 과정에서 제 본능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고, 나쁜 밤을 보냈다”고 밝혔다.
특히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코로나19 검사도 했지만 “그냥 감기가 심하게 걸렸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 사퇴 가능성을 묻는 말에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단호히 밝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추가 TV토론을 제안한 데 대해선 “지금 약속한다. 분명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 토론에서 자주 말을 더듬거나 말없이 허공을 응시하는 등의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고령으로 인한 인지능력 감퇴 논란에 시달렸다.
이에 민주당 안팎에서는 그가 후보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끝까지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서울·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