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만200건, 한달새 3.5% 증가 과천-성남 등 서울 인접지 많아 내집마련-갈아타기 수요 회복세 신생아 대출 37%가 경기 주택 구입
올해 5월 경기 아파트 거래량이 2021년 8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은 계속 오르는데 공사비 인상 여파로 공급이 충분하지 않자 ‘내 집 마련’과 ‘갈아타기’ 매수세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월 시행된 신생아 특례대출의 지원 기준이 9억 원 이하 주택인데, 해당 매물이 경기에 많다는 사실이 거래 증가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해 5월 경기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200건으로, 전월(9851건)보다 3.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8월(1만4379건)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 건수다.
서울과 인접한 지역 위주로 거래량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과천 아파트 거래 건수는 올해 1월 32건에서 5월 95건으로 3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성남시 거래 건수는 303건에서 641건으로 2배 이상으로 뛰었다. 안양시, 하남시 거래 건수도 4개월 전보다 각각 1.8배, 1.6배로 늘었다.
거래량 증가는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들이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법원 등기광장의 ‘생애 첫 부동산 구입’ 현황에 따르면 1월 아파트와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매수인은 7915명에 그쳤다. 5월에는 1만3754명으로 74% 늘었다. 이 가운데 30대가 6372명에 달해 신혼부부나 젊은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매에 적극 나선 것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수도권의 분양 아파트 물량 공급 속도가 더디고 분양가 수준도 매우 높다 보니 신축이나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단지 위주로 내 집 마련이나 갈아타기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 이내 출산한 가구에 주택 구입 자금이나 전세자금을 최저 연 1%대로 빌려주는 제도다. 단, 대상 주택이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로 제한돼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