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취소말고 하라, 구태 극복할것”
한동훈, 원희룡, 나경원,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체인지 5분 비전발표회’에서 정견 발표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한동훈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제2의 연판장 사태로 비화됐다.
한 후보는 7일 “일부 정치인이 연판장을 돌려 ‘한동훈 사퇴’ 요구 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여론 나쁘다고 놀라서 연판장 취소하지 말고 지난번처럼 그냥 하라”며 “연판장 구태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전날 저녁 동료 위원장들에게 한 후보 사퇴 동의 여부를 묻는 전화를 돌렸고, 20여 명이 7일 오후 3시 기자회견에 동참하기로 했다. 이를 주도한 한 당협위원장은 “‘읽씹 논란’에 대해 한 후보가 ‘공적 통로’ 운운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에 친한(친한동훈) 측인 김종혁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장은 “일부 당협위원장뿐만 아니라 선관위원, 이번에 최고위원에 출마한 분도 전화를 돌렸다고 한다. 파렴치한 해당(害黨) 행위”라며 비판했다.
사태가 커지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당내 화합을 저해하는 행위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했고, 기자회견은 1시간여 앞두고 취소됐다.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한동훈 사퇴’ 연락을 돌린 것으로 알려진 박종진 인천 서을 당협위원장 겸 선관위원은 선관위 측에 사의를 표명했지만 선관위는 ‘주의’ 조치만 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의 국민의힘 전당대회 개입 논란은 지난해 3·8 전당대회에서도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당권 주자였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의원 등을 정조준했다. 특히 나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 초선 의원 53명의 사퇴 연판장 공세를 겪기도 했다. 나 의원은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고, 안 의원 역시 ‘윤심’을 앞세운 김기현 후보에게 밀려났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