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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참사 유족에게 청구된 80만원 “안타깝지만 절차라는게…”[e글e글]

입력 | 2024-07-08 08:01:00


시청역 교차로 대형 교통사고 차량 살펴보는 관계자들. 뉴시스

시청역 역주행 사고로 숨진 유가족이 시신 운구와 현장 수습비용으로 80만 원을 청구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시청 참사 현장 수습비를 피해자 가족이 내는 게 맞나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시청역 역주행 사고 유족의 지인이라고 소개한 A 씨는 “장례 도중 유족에게 사고 당시 시신 운구와 현장 수습비 명목으로 80만 원짜리 청구서가 전달됐다”며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그는 “유족이 ‘우리가 당하고 싶어서 당한 것도 아닌데 우리가 내는 게 맞느냐’고 하소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설 응급차량이 와서 수습한 건 알겠지만, 그걸 장례식 도중에 유족한테 영수증(청구서)을 보내다니. 도무지 이해가 안 가서 질문한다. 이게 맞나요?”라고 의견을 물었다.

MBN에 따르면 해당 비용을 청구한 건 사고가 난 지난 1일 시신을 수습해 장례식장으로 옮긴 사설 업체로 밝혀졌다.

당시 시신이 구급차가 아닌 사설 업체를 통해 이송된 이유는 소방 내부 규정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응급환자를 구급차로 이송하는 게 우선이었고 사망자는 이송하지 않는다는 내부 규정으로 인해 사고 수습 후 사망자는 사설 구급차로 이송된 것이다.

이같은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마음이 아프긴 한데 절차라는 게 있다. 유족에게 (수습비를) 받는 게 아니라 결국 보험사 쪽에서 낸다”, “이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마음 단단히 먹어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누리꾼은 “어떻게 사고당한 사람에 현장 수습 비용을 청구하느냐. 사고를 낸 사람에게 내라고 해야 맞다”, “인명보다 돈이 먼저인 것 같아서 좀 그렇다” 등의 반응도 보였다.

한 누리꾼이 어떻게 진행됐냐 묻자 A 씨는 “유족이 결제했다고 한다. 혹시 모르니 영수증과 이체 내역 잘 보관해 두라고 했다” 말했다. 다만 해당 글은 현재 삭제 된 상태다.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경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 교차로에서 제네시스 G80 차량이 인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덮치고 BMW, 소나타 등 차량을 연달아 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사망자 9명, 부상자 7명이 발생했다. 가해 차량 운전자(68)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