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하려고 가게 앞에 내놓은 황도가 모두 사라진 모습.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과일가게 앞에 배달하려던 복숭아를 잠깐 내놓았다가 모두 도둑맞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뭐 이런 절도를’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글 작성자 A 씨는 지난 4일경 가게 마감 전 수박과 황도 배달 주문을 받았다. 그는 가게 마감 후 퇴근길에 배달하기 위해 매장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매장에서 나온 쓰레기와 12㎏ 수박 두 통, 황도 한 박스를 가게 앞에 놓았다. 이후 과일들을 차량에 실으려고 차를 가지러 갔다.
A 씨는 “이게 무슨 일이냐. 황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며 “수박은 무거워서 못 가져간 것 같다. 일단 배달 예약이 있던 물건이라 할 수 없이 다른 상품을 급히 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바로 보이는 자리라 범인이 누구인지 금방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법이 가벼우니 아무렇지 않게 절도하는 분이 많아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쓰레기랑 같이 뒀기 때문에 버리는 건 줄 알고 가져갔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봤지만, 아무리 그래도 요즘에 음식물 쓰레기를 저렇게 버릴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과일도 모두 싱싱한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A 씨는 “믿고 장사하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생기니 슬프다. 머리가 어지럽고 속까지 울렁거린다”고 토로했다.
형법 제329조에 따르면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