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통과.. 2등급으로 멕시코 상륙 해수면 수위 급증으로 휴스턴 일대 해안시설 대피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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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해와 멕시코 만 일대를 강타한 허리케인 베릴이 5등급으로 강화되어 미 텍사스주에 상륙하면서 7일 (현지시간) 심한 폭우와 강풍으로 해안지대에 대피명령이 내려졌다.
베릴은 텍사스해안을 향해 돌진하던 7일에는 여전히 열대성 폭풍으로 남아있었지만 멕시코만의 높은 수온에 힘을 받아서 이 곳을 통과한 뒤 상륙할 때에는 허리케인 5등급의 강력한 세력을 회복했다.
이에 따라 휴스턴 시 남쪽으로 161km거리에 있는 마타고르다 만 부근의 텍사스주 중부 해안은 8일 새벽 상륙하는 이 폭풍우가 통과하는 주요 통로가 되어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텍사스주 정부는 이번 베릴의 통과로 대규모의 정전사태와 홍수가 닥칠 것으로 경고했다. 하지만 베릴이 통과하는 해안가 주민들과 해수욕장 관광객들에게 내린 대피령이 충분히 대피할 시간이 없을 정도로 촉박한 것이 걱정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그렉 애벗 주지사의 해외 출장으로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댄 패트릭 텍사스주 부지사는 “위험 지역에서 빠져 나가는 모든 도로들의 상황을 살피고 있지만 아직 떠나는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텍사스 해안의 주민들과 상업시설 자영업자들은 통상적인 태풍의 대비를 하고는 있지만, 대부분은 이번 폭풍의 강도나 위력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포트 라바카 해안 마을의 지미 메이는 전자용품 판매 회사의 창문 밖에 판자를 덧대는 작업을 하면서도 바람 보다는 해일이 닥칠까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지난 번 허리케인이 왔을 때에는 높이가 6미터나 되는 엄청난 해일이 해안의 상가를 덮쳤다는 것이다.
프리포트 해안의 은퇴자 주민 마크 리처드슨(64)은 7일 새벽 바닷가에 나가보니 해수면이 빠른 속도로 수위가 올라가며 부풀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을 사람들이 묶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묶으려 애쓰고 있지만 베릴의 상륙지점이 정확히 어느 지점인지를 아직 몰라 모두 답답해 한다고 밝혔다.
이번 허리케인 시즌에 대서양에서 가장 먼저 5등급 허리케인의 위력을 보인 베릴은 카리브해에서 텍사스주까지 오는 동안에 이미 11명의 사망자를 냈다.
대서양 연안에서 최고 기온을 경신한 폭염으로 폭풍우의 위세가 더욱 강해지면서 주택의 문과 창문, 지붕이 모두 강풍에 찢겨서 날아갔다.
미국 기상청은 베릴의 1주일간 생애 중 세차례나 시속 56km이상의 강풍이 24시간 이내에 몰아쳤을 정도로 위력이 빠르게 강화되었다고 발표했다.
휴스턴 일대와 마타고르다 부근에는 최고 1.22~2.13미터에 달하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2017년 큰 피해가 났던 4등급 허리케인 하비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보되었다.
항공기로 이 지역을 탈출하려는 사람들도 베릴이 접근하면서 발이 묶였다. 휴스턴 최대의 민간 공항 두 군데에서 수백 대의 여객기들이 7일 오후부터 운항이 지연되었고 수 십대는 아예 취소되었다고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가 보도했다.
백악관도 7일 연방비상대책본부를 통해 텍사스주 현지에 구급대와 수색 구조대 팀들을 파견하고 생수를 비롯한 비상용품을 해안지대에 배급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베릴은 지난 주에 멕시코에서 2등급 허리케인으로 발달하면서 나무들을 쓰러뜨리는 등 피해를 입혔지만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채 유카탄 반도를 가로 질러 미국을 향했다.
미국의 해안에서는 독립기념일 연후에 몰려든 해안지대의 관광객들에게 해안 캠핑을 금지하고 해안 놀이공원들도 놀이용 탈 것들과 시설들을 가능한 안전한 곳으로 옮기거나 운행중지하도록 권고했다.
멕시코에 오기 전에 베릴은 자메이카, 세인트 빈센트 섬, 그레나다제도, 바베이도스를 거치며 11명의 사망자를 냈다.
콜로라도 대학의 허리케인 연구가 필 클로츠바하 교수에 따르면 베릴은 7월에 텍사스를 강타한 허리케인으로는 1851년 이래 10번째이며, 지난 25년동안에 발생한 네 번째 허리케인이다.
[마타고르다( 미 텍사스주)=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