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왼쪽부터), 윤상현, 나경원,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 발표를 마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4.7.8 뉴스1
“축제의 장이어야 할 전당대회에서 인신공격과 비방으로 내부총질 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당을 망가뜨리면서 이기면 뭐가 남는가.” (한동훈 후보)
“아직 팀의 정체성을 익히지 못하고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겨 실험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원희룡 후보)
8일 광주에서 열린 국민의힘 7·23전당대회 첫 합동연설회에서 한동훈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갈등설, 김건희 여사 문자에 대한 무시 논란 등 자신에게 ‘배신자 프레임’을 씌우는 경쟁 후보와 친윤(친윤석열) 진영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반면 친윤 진영의 지지를 받는 원희룡 후보는 한 후보와 윤 대통령의 불편한 관계를 부각하며 당정 ‘원팀’을 만들겠다고 내세웠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2024.7.8/뉴스1
한 후보는 자신이 보수 정권 재창출을 가져다 줄 차기 주자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부각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들이 ‘너를 이렇게 쓰고 버리기에 100일은 너무 짧았다’ ‘너라면 폭주하는 이재명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신다”며 “잘 보셨다. 제가 그렇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의 열망인 보수정권 재장출, 반드시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뉴시스
‘1강(强)’으로 꼽히는 한 후보를 겨냥한 수위 높은 공격도 이어갔다. 원 후보는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해도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며 “아직 팀의 정체성을 익히지 못하고 팀의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 당 대표를 맡겨서 실험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4.7.8 뉴스1
나 후보는 또 한 후보와 원 후보를 모두 겨냥해 “만날 사사건건 충돌하는 당 대표, 또 눈치보고 끌려가는 당 대표로는 집안 꼴이 되겠는가”라면서 “대통령이 잘하는 것을 팍팍 지원하고. 대통령 민심과 멀어지면 쓴소리 거침없이 하겠다”고 말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8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해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2024.7.8 뉴스1
尹·羅 “사과 필요” 韓 “공·사 분명해야” 元, 즉답 피해
이날 정견발표에서 김 여사 문자 무시 논란 등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연설회가 끝난 후 윤 후보와 나 후보 등은 4월 총선을 앞두고 김 여사의 대국민 사과 의향을 내비친 문자를 무시한 한 후보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후보자는 “공과 사는 분명해야 한다”며 “저는 당 대표가 되어도 영부인과 당무 관련해 대화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분들은 당 대표되면 영부인께 당무 관련 답을 하실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전날 한 후보자가 지난 총선에서 가장 가까운 가족·인척과 공천 논의를 했다고 주장한 원 후보자는 돌연 관련 내용에 대해 입을 닫았다. 원 후보는 ‘공천 의혹 제기에 대한 증거가 있나’라는 물음에 “오늘 선관위에서 서로 새로운 공방이 될 수 있는 것에 대해 당분간 자제해달라고 해서 그 방침에 따르겠다”며 “할 말이 없어서가 아니라 선관위 자제 요청에 협조하는 기조”라고 했다.
조혜선 동아닷컴 기자 hs87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