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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단협 ‘하투’ 긴장감… 정년 연장-근로시간 단축 쟁점

입력 | 2024-07-09 03:00:00

노동계, 65세 정년-주4일제 요구
사측은 “노동생산성 문제” 난색
현대차, 6년 연속 무분규 타결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시기가 도래하며 산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주요 기업 노동조합은 ‘정년 연장’과 ‘유급 근로시간 단축’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들고나왔고 사측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맞서는 등 노동계 하투(夏鬪)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8일 산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포스코, 현대차, 기아, HD현대 조선 3사(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한화오션 등의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60세인 정년을 61∼65세로 연장하는 요구안을 들고나왔다.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이 2033년까지 65세로 조정되기 때문에 소득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년 연장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년 연장은 사회적 합의와 법 개정을 통해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근속 연수가 높은 근로자가 늘어나면 인건비 부담이 커져 청년 인재 수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급 근로시간 단축도 핵심 쟁점이다. 현대차 노조는 주 4.5일제, KT새노조는 주 4일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와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다른 기업들이 격주 혹은 월 1회 주4일제를 도입한 영향이다. 반면 사측은 한 번 노동시간을 줄이면 되돌리기 어려운 데다 노동생산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 중이다.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산업계에서는 파열의 전운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이날부터 11일까지 4일간 부분 파업에 나선다. 8∼10일은 4시간, 11일에는 6시간씩 파업을 진행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22∼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재계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가 매년 거세지고 있어 사측에선 매년 임단협이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다른 기업 대비 처우가 안 좋으면 인재 확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노사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이로써 현대차 노사는 2019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세우게 됐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4.65% 인상(호봉승급분 포함해 11만2000원), 2023년 경영성과급 400%+1000만 원, 2년 연속 최대 경영 실적 달성 기념 별도 격려금 100%+280만 원 지급, 재래시장상품권 20만 원, 임금교섭 타결 관련 별도 합의 주식 5주 지급 등이 담겼다. 또한 정년 연장과 노동시간 단축 등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 방향성과 관련해 향후 지속 연구 및 논의하기로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