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서울 강남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의 주범이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9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 씨(27)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이 씨는 2022년 10월부터 중국에 머무르며 국내외 공범들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마약 음료 제조 및 배포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 씨가 마약 제조책인 길모 씨에게 범죄집단 가입을 권유하고 지시사항을 전달한 점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씨가) 친구로서 (길 씨에게) 부탁한 거라고 주장한다”면서도 “(이 씨는 길 씨를) 범죄집단에 가입하게 했고, 지시사항을 전달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씨가 길 씨를) 협박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협박하지 않았어도 이 사건의 범행을 지시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중국에서 범행을 주도하던 이 씨는 지난해 5월 24일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검거된 뒤 그해 12월 국내로 압송됐다. 올 4월에는 마약 공급 총책인 중국 동포 이모 씨(38)가 캄보디아에서 검거됐다.
이들보다 먼저 기소된 피의자 4명은 올 4월 항소심 선고를 받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중이다. 마약 음료를 제조한 혐의로 기소된 길 씨는 2심에서 징역 18년을,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 씨는 항소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마약 공급책 박모 씨와 보이스피싱 모집책 이모 씨는 각각 징역 10년, 7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