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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문이 안 열린다면…“가슴까지 물 차길 기다려야”

입력 | 2024-07-09 14:19:00

전문가가 알려주는 침수상황 대처법
“물이 바퀴 위로 차오르면 차 버려”
“미리 창문 내려놓거나 깨고 탈출”



ⓒ뉴시스


지난달 29일 전국이 장마 영향권에 접어들면서 침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장마철 차에서 대피하는 방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호우로 인한 차량 침수는 매년 발생하고 있다. 전날 대전에서 도로에 침수된 차 운전자가 소방에 구조됐다. 지난해 7월15일 충북 청주시에서 근처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물이 궁평2지하차도로 들어가 차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사망했다.

2년 전인 2022년 8월8일에는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서울 강남구 일대가 물에 잠겨 도로에 있던 차들이 침수됐고 운전자들이 고립됐다. 당시 강남을 중심으로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전문가들은 물이 바퀴 절반 정도 찼으면 운전해서 침수 지역을 벗어나고, 3분의 2 이상으로 찼다면 차를 버리고 탈출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바퀴가 기준이다. 물이 바퀴의 3분의 2 미만으로 찼다면 운전해서 탈출하는 게 안전하다. 다만 채진 목원대 소방안전학부 교수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하다가 물살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너무 빨리 주행해서도 안 된다”고 조언했다.

바퀴의 3분의 2 이상이 잠길 정도로 물이 찼다면 운전을 멈춰야 한다. 채 교수는 “물이 바퀴 위까지 차면 엔진룸으로 들어가 엔진이 멈출 수 있다”며 “차가 스스로 힘으로 가지 못하고 둥둥 뜬 채로 흘러가 위험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주행을 멈춘 뒤 차를 버리고 대피하는 게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류상일 동의대 소방방재행정학과 교수도 “부력에 의해 자동차가 뜨기 때문에 자동차가 뒤집어질 수도 있다. 빨리 차에서 내려 대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차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물이 찼으면 창문을 통해 나가야 한다. 류 교수는 “차 의자의 목 받침대를 빼서 뾰족한 쇠 부분으로 유리창 모서리를 두드려서 깨야 한다”고 했다.

유리창을 미리 내려놓는 것도 방법이다. 류 교수는 “차 문이 열리지 않을 때 열린 창을 통해 바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마저도 쉽지 않을 때는 기다려야 한다. 류 교수는 “침수가 시작되면 대부분 사람이 놀라 문부터 열려고 시도하는데 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에서 탈출한 뒤에는 차 지붕 등 높은 지대에 올라가 구조대가 올 때를 기다리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 교수도 “차 안과 밖의 수위 차이가 30㎝ 정도로 좁혀지면 쉽게 차 문을 열 수 있다”며 “물이 목 정도 차오를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짚었다.

무엇보다 장마철에는 지하차도나 침수 위험이 있는 도로를 신중히 이용해야 한다. 채 교수는 “지하차도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다”며 “호우일 때는 웬만하면 집 안에 머무르는 게 안전하다. 밖에 나가서 확인하려다가 주차장에서 차를 빼려다 숨진 분들도 많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