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4.03.18 이한결 기자 always@donga.com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6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5188건으로, 전월(4990건)보다 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1월(5952건) 이후 3년 5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 건수다.
지난해 연말에 1841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2612건), 3월(4253건)을 기록하며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6월 거래량은 신고 기간이 약 20일 남았는데도 5월 거래량을 넘어선 것.
거래량 증가는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59주 연속 오르면서 내집 마련이나 ‘갈아타기’에 나서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내린 영향도 큰 것으로 보인다.
거래량이 늘면서 아파트 가격도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1일 기준 서울아파트 가격은 15주 연속 상승세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 소장은 “서울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갭투자 움직임까지 일어나는 등 거래량이 늘고 있다”며 “올해 말 기준금리 인하 전까지 공급 확대 기조를 명확히 해 매수 심리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공급 불안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정부의 공급 대책은 좀처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문직선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공급한 주택은 인허가 기준 전국 51만3000채로 집계됐다. 2년 전 ‘ 8·16 공급 대책’에서 올해 연말까지 100만 채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공급 실적은 3만5000채로 목표치(19만 채)의 18.4%에 그쳤다.
애초에 실현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목표치를 높게 설정했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공사비 인상 여파로 사업 지연까지 겹치며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공사비 급등 이슈가 워낙 커 정부가 추진한 도심 정비사업 요건 완화, 소형주택 촉진책 등 공급대책이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