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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주미 강, 3년 만에 서울 공연… “한국 팬 위해 선곡”

입력 | 2024-07-10 03:00:00

라시콥스키와 9월 10일 협연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앞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왼쪽)이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와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A단조 2악장을 연주하고 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은 7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지휘자 앤드루 맨지와 협연 무대를 갖는다. 앞서 2022년에는 영국 프롬스 무대에 데뷔했고, 올해 런던을 대표하는 실내악 공연장인 위그모어홀에서 피아니스트 김선욱과 공연했다. 2009년 서울국제음악콩쿠르, 2010년 센다이 콩쿠르와 인디애나폴리스 콩쿠르에서 연속으로 우승하며 화제의 중심으로 떠오른 그의 커리어는 지금도 순항 중이다.

그가 3년 만에 서울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시콥스키(성신여대 교수)와 9월 1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타르티니 바이올린 소나타 ‘악마의 트릴’,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 F단조, 쇼송 ‘시(詩)’, 프랑크 소나타 A단조를 연주한다.

9일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클라라 주미 강은 “내 스토리를 담고 있고 팬들도 좋아하는 곡들을 골랐다”고 말했다. “3년 전 국내에서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라는 두 가지 큰 프로젝트를 가졌죠. 코로나19 기간이어서 몇몇 연주는 취소됐고, 띄어 앉기가 적용되는 등 어려움이 많았는데도 오신 관객들께 큰 감동을 받았어요. 그런 감사의 마음도 담았습니다.”

1부의 주제어는 ‘트릴(떠는 장식음)’이다. “프로코피예프의 소나타 1번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작곡돼 현실의 공포를 담은 곡이죠. 트릴로 시작되는 곡이어서 어린 시절부터 친숙한 타르티니 ‘악마의 트릴’과 연결시켜 봤습니다.” 2부의 주제어는 ‘프랑스’와 ‘노래’다. “어릴 때부터 입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선율을 어떻게 자연스럽게 풀어낼지 생각했죠.”

이번 협연자인 라시콥스키와는 ‘잘 드러나지 않은 연주를 많이 함께 한 사이’라고 했다. “코로나19 기간에 이번 마지막 곡인 프랑크의 소나타를 무관중 콘서트로 함께 했어요. 그때 라시콥스키의 연주에 매료돼서 꼭 이 곡을 다시 하겠다고 마음먹었죠.”

지난해부터 ‘기아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면서 기아로부터 스트라디바리우스 ‘투니스’ 바이올린을 후원받고 있다. “이전 8년 동안 삼성문화재단 후원으로 사용한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다이아몬드나 진주 같다면 이 악기는 남성적이고 손에 잘 맞아요. 사용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남다른 기운을 느꼈죠.”

음악적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는 “훌륭한 작품들을 잘 전달하는 것, 음악에 담긴 ‘노래’를 전하는 것, 음악이 닿지 않는 곳에 음악을 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이나 우크라이나에서 만났던 청중을 떠올리며 그런 곳에 위로와 용기를 주는 것이 음악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곳에 음악이 멈추지 않았으면 합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