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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청원으로 ‘尹 탄핵’ 청문회 연다는 野… 듣도 보도 못한 일

입력 | 2024-07-09 23:27:00

野, 거수로 청문회 의결 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오른쪽)과 민주당 의원들이 손을 들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국민 청원’ 관련 청문회 계획서를 의결하고 있다. 이에 반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어제 전체회의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촉구 국민청원과 관련한 청문회를 19, 26일 두 차례 열기로 하고 그 계획서와 서류 제출 요구,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안건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증인에는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장모 최은순 씨도 포함됐다. 이 청원은 지난달 20일 국회 국민청원 게시판에 오른 지 사흘 만에 5만 명의 동의를 얻어 법사위에 회부됐다. 국민청원에 따라 청문회가 열리기는 처음이다.

국민청원을 근거로 한 대통령 탄핵 청문회는 국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의 또 다른 힘자랑이 아닐 수 없다. 야당은 국민 130여만 명이 동의한 청원에 대한 적법한 절차라지만 그 청원 자체가 처리 요건에 맞는지부터 논란거리다. 청원법은 공무상 비밀이나 감사·수사·재판 등이 진행 중인 사안, 허위 사실 등은 처리의 예외로 규정했다. 이번 청원이 사유로 든 해병대 수사단장에 대한 외압 행사, 명품 수수와 주가조작 등 비리, 전쟁 위기 조장, 강제동원 친일 해법 강행 등은 수사 중인 사안이거나 정치적 논쟁 사안이어서 청원 요건으로 보기 어렵다.

야당도 이런 사정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도 “잠자고 있던 국회법 조항을 흔들어 깨워”(정청래 법사위원장)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국민청원 청문회를 꺼내든 저의는 뻔하다. 민주당은 앞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검사 4명에 대한 청문회 절차는 슬그머니 보류했다. 부실한 검사 탄핵안에 따른 반발과 역풍이 거세자 논란을 논란으로 덮는 식의 무리수를 가동한 것이다. 나아가 머지않아 나올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법원 판결에 앞서 여론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미리부터 대통령 탄핵의 군불을 때기 시작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청원은 어디에도 하소연하기 어려운 힘없는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소통 창구다. 지난 21대 국회에 접수된 국민청원도 100여 건에 달하지만 대부분 방치되다가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희소병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급발진 의심 사고 입증책임 전환 같은 절박한 민생 청원들이다. 그런 청원들은 못 본 척하면서 정략적 사안만 끄집어내 일방적 공세까지 벌이겠다는 야당의 무리한 정치는 결국 민심의 심판을 부를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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