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K배터리] 장비 국산화율 높아 동반성장 기여 고용 인원도 3만5000명 넘어서 2028년 5대 수출품목 성장할 듯
전기차 배터리 산업이 한국 경제의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출 품목별 순위로 조선업을 이미 뛰어넘은 데다 각 지역의 생산 거점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에 따르면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지난해 이차전지·양극재 합산 수출 실적은 224억8000만 달러(약 31조 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수출 품목별 기준 반도체, 자동차, 기계 등에 이어 7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수주 호황을 맞은 조선업의 수출 실적을 이미 2022년 추월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배터리와 배터리 소재는 2028년 한국의 5대 수출 품목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의 경우 장비 국산화 비율이 매우 높아 국내 장비 기업의 동반 성장에도 기여한다고 배터리산업협회는 밝혔다. 반도체와 자동차 등 핵심 산업과 마찬가지로 대기업이 성장하면 생태계 안에서 중소기업이 함께 과실을 누리는 ‘낙수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준 배터리 3사의 장비 국산화 비율은 LG에너지솔루션 85%, 삼성SDI 95%, SK온 95%였다. 협회 관계자는 “통상 배터리 3사 설비투자금의 30∼40% 이상이 장비에 투입되는 만큼, 배터리 설비투자가 증가할수록 국내 장비 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생산 라인을 중심으로 고용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2년까지 배터리 산업의 사업체 수는 321곳에서 609곳으로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고용 인원은 같은 기간 2만1132명에서 3만5100명으로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산업은 아직 한국표준산업분류로 구분되지 않는 만큼 전체 가치사슬에 있는 중소업체들까지 고려할 경우 고용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