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 한 구내식당에서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있다. 2024.7.5/독자 제공, 편집 News1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고를 수 있어서 종종 교내 학생 식당을 찾는다는 송기철 씨(26). 송 씨는 중앙대 약학대학 5학년에 재학 중이다. 지난 5일 오전 11시30분쯤 송 씨는 여느 날과 다름없이 동기랑 같이 점심을 먹으러 학교를 찾았다.
중앙도서관 바로 앞에 있는 참슬기식당은 평상시 점심시간 같았으면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을 텐데 그날따라 유독 한산했다. 먼저 배식을 받은 송 씨는 테이블을 잡고 서서 동기를 기다렸다. 그 순간.
동기 바로 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한 50대 남성이 의식을 잃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그러더니 “쿵”하고 뒤로 쓰러졌다.
송기철 씨가 주변 도움을 받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고 있다. 2024.7.5/독자 제공, 편집 News1
송 씨는 10여 초간 남성의 반응을 확인했고 A 씨 도움을 받아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쓰러진 남성이 부축받으며 바닥에서 일어나기까지 5분여간 송 씨와 A 씨는 번갈아 가며 남성의 가슴을 압박했다. 그사이 모인 주변인들은 송 씨를 도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의식을 되찾은 남성은 119구급차를 타고 무사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연은 사건 발생 사흘 뒤인 8일 오전 학내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참슬기 식당에서 선행을 베푸신 학생들을 찾습니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알려졌다.
학내 후생 식당 담당자 임형택 씨는 게시글을 통해 “식당에서 쓰러지신 생활관 근무자분이 의식을 되찾고 병원에 가시기 전까지 심폐소생을 진행해 주신 학생, 함께 상태를 살펴주신 학생, 그리고 구급차를 불러주신 학생”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다.
50대 남성이 5분여간 심폐소생술 끝에 깨어나 일어나고 있다. 2024.7.5/독자 제공, 편집 News1
송 씨는 초등학교 4학년이던 열한 살, 같이 살던 외할아버지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시면서 심폐소생술에 대해 지속해서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고등학교와 군대에서 심폐소생 관련 교육을 할 때면 항상 주의 깊게 들었고 만약의 상황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도와야겠다는 생각으로 교육에 임했다.
마침 송 씨는 이번 사고가 있기 두 달 전, 지하철 9호선에서 한 아주머니가 쓰러지셔서 이번처럼 달려가서 의식을 확인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옆에 계시던 간호사분이 응급처치하는 것을 지켜봤다. 심폐소생술 전에 환자의 상태가 저혈당인지 확인하는 모습을 기억하고 이번에 실행에 옮겼다.
송 씨는 “살면서 처음으로 응급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하려고 하니 이게 오히려 독이 되는 행동은 아닐지 고민이 됐다”면서도 “3주 전쯤 약대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3시간가량 응급처치사 교육을 받았는데 ‘긴가민가할 때는 무조건 진행하는 게 맞는다’고 하셨기 때문에 배운 대로 침착하게 행동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약학도로서 공부하고 있는데 미래에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약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