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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홍명보 선임 과정 생략, 큰 문제…실수 반복되면 실력”

입력 | 2024-07-10 08:03:00


이영표 강원 FC 대표이사가 지난달 2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 오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던 이영표 KBS 축구해설위원이 최근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행적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9일 오후 JT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포옛(전 그리스 국가대표 감독), 바그너(전 노리치 감독), 홍명보 감독님 이렇게 세 분에게 의사를 물었었고 원래의 절차는 기존에 있는 전력강화위원들과 소통을 하고 난 이후에 발표를 했어야 된다”며 “그 과정이 생략됐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전력강화위원들에게 (감독) 선임 정보가 전달됐을 때 보안 문제에 대한 언급이 있었는데, (보안 문제를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면) 5개월 동안 함께 대표팀 감독 선임을 위해 노력했던 전력강화위원들을 결국은 믿지 못하는 그런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애초 (축구협회가) 국내 감독을 뽑으려 했던 것은 분명히 아니었다”라며 “지난 4월 중하순쯤만 해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외국인 감독을 뽑고 찾으려는 그럼 움직임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위원은 감독선임에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2002년 월드컵 때 좋은 외국인 감독(거스 히딩크) 1명이 팀을 어떻게 바꾸는지 우리가 직접 경험했다”라며 “손흥민·황희찬·황인범·김민재·이강인·이재성 이렇게 황금세대가 나타났는데 외국인 감독이 한 분 오면 2026년 월드컵에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결과 부분에선 정말 제가 사과하고 싶다”라며 “팬들이 만족할 만한 감독을 모셔 오지 못했다. 상당히 안타깝고 그 부분에 대해선 사과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외국인 감독을 데려오려면 돈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냐’고 질문하자 이 위원은 “실제로 돈 문제는 아닌 거 같다”라며 “축구를 통해 느끼는 기쁨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협회가 TV 중계권을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나 공중파 채널에 팔면서 상당히 많은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자금은 충분했다”고 답했다.

이 위원은 “이번 감독 선임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는 팬들을 실망하게 한 것”이라며 “협회가 여러 가지 행정적인 실수를 했다. 실수가 반복되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 될 수 있다. (일련의 과정으로) 전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지난 8일 KBS와 인터뷰에서도 축구대표팀 홍명보 신임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 “K리그 팬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결정”이라며 “이런 결정이 과연 대표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상당히 의문이 든다”고 말한 바 있다.

지난 7일 축구협회는 홍명보 울산 HD 감독을 한국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예상과는 다르게 내국인 감독이 선임되면서 비난이 빗발친 가운데 전력강화위원인 박주호 전 축구 국가대표가 홍 감독의 선임 과정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폭로하는 유튜브 영상을 축구협회 발표 다음 날 올리면서 논란에 커졌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