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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유망주 400명 희생…전쟁에 스러진 올림픽의 꿈

입력 | 2024-07-10 17:31:00


우크라이나의 복싱 유망주 막심 할리니체프 생전 모습. ⓒ뉴시스

“내 딸을 침략자가 점령한 나라에서 살게 할 수 없다.”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조국을 위해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꼭 따겠다고 외쳤지만 지난해 3월 전선에서 숨진 우크라이나의 복싱 유망주 막심 할리니체프(22)의 사연이 26일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재조명됐다. 9일 AP통신은 할리니체프 같은 우크라이나 체육 유망주들이 러시아와의 전쟁 중 최소 400명 이상 숨졌다고 보도했다.

ⓒ뉴시스

할리니체프는 2017년 유럽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 2018년 하계 청소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2021년 인터뷰에서 “청소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한을 반드시 파리올림픽에서 풀겠다”고 외쳤지만 그 꿈을 영영 이루지 못했다.

막심 할리니체프의 딸 바실리사. ⓒ뉴시스

그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침공하자마자 군에 입대했다. 지난해 3월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루간스크 전선에서 사망했고 아직 시신조차 찾지 못했다. 최근 할리니체프가 훈련하던 체육관에서는 그의 추모식이 열렸다. 그의 딸 바실리사(4)는 고사리 같은 손에 아버지가 쓰던 커다란 글러브를 낀채 밝은 표정으로 링 위를 돌아다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전쟁 발발 후 최소 500개가 넘는 우크라이나 스포츠 시설이 파괴됐다. 이 여파로 우크라이나는 파리올림픽에 역대 최소 규모인 23개 종목, 140명의 선수만 출전한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