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이소울] 〈8·끝〉 다문화교육 각 자치구 다문화 가정 돌봄 강화… 용산구는 25가구에 AI 학습 지원 강남구, 외국인 선생님이 문화 교육… 서울시는 FC서울과 축구교실 운영
지난달 서울 용산구 갈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강사가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부모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용산구는 다문화가정 25가구를 대상으로 자녀별 맞춤 인공지능(AI) 교육을 통해 학습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웰컴 투 KOREA!’를 진행하고 있다. 용산구 제공
서울에도 다문화 가정 자녀 비율이 높아지면서 시와 자치구들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다문화 아동, 청소년들이 학교와 지역 사회에 더 잘 적응하고 다른 학생과의 교육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 매주 가정 방문해 맞춤형 교육 제공
용산구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원에 나섰다. 서울시 다문화 가구 통계에 따르면 2019∼2022년 용산구에 사는 다문화 가구 중 결혼이민자 비율은 약 22∼23%다.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같은 기간 서울시 전체 다문화 가구 중 결혼이민자 비율은 17∼18%로 용산구보다 5∼6%포인트가량 낮다.
용산구는 웅진씽크빅과 계약하고 아이들이 학습 수준에 맞춰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태블릿PC를 연말까지 빌려준다. 구 관계자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경우 초1도 한글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다”며 “학습능력을 평가해 그에 맞춰 아이들이 교육 콘텐츠를 수강하게 하고 학습 평가지를 통해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파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주 한 번 전문교사가 집으로 찾아가 1 대 1 자기주도 학습관리를 지원한다.
자녀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부모를 위한 ‘부모 교육’도 진행한다. 구는 매달 한 번씩 부모 교육을 통해 다문화 가정 부모들에게 아이의 발달 과정별로 필요한 지도 방법을 알려주고 올바른 양육 태도를 안내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모와 자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커플 요가’, 여름방학 워터파크 문화체험활동 등도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네스 씨(36)는 “한국에 온 지 12년 정도 됐는데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며 “초4 아들이랑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한국어 배울 기회도 생기고 아이랑 함께하는 시간이 생겨 재밌다”고 말했다.
● 21개국 외국인 선생님이 학교로
강남구는 외국인 선생님이 학교로 찾아가 세계 문화를 알리는 체험형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 청소년기는 인격 형성에 있어 중요한 시기다. 구는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학교에서 편견에 시달리지 않고 동등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남구 내 초중고교 29곳에서 학생 8007명이 이 교육을 받았다. 실제로 다문화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다문화 수용성 지수도 일부 상승했다. 다문화 수용성 지수란, 다른 문화권의 구성원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치와 태도를 뜻한다. 지난해 교육을 받은 15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총 5점 만점의 평가에서 교육 전에는 3.7점이었는데 교육한 뒤에는 3.9점으로 올랐다.
올해 강사진은 중국, 일본, 이란 등 총 21개국 출신 47명으로 구성됐다. 30여 개의 학교를 방문해 한국과 다른 국가들의 문화적 특징, 차이를 가르칠 예정이다. 일본 전통 의상과 다도(茶道·차 예법) 체험, 러시아 전통 악기인 구슬리 연주해보기 등 다양한 체험 수업을 진행한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