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나눔]LIG넥스원이 업계 최초로 설립한 장애인 표준사업장 ‘블랑제리길’ 올해 구미에 베이커리 카페 열고 발달-지체 장애인 등 30명 채용 대전-용인서도 장애인 고용 확대 내달엔 구미 결식우려아동 위해… 10일간 도시락-빵 1250식 지원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앞장
5월 27일 개소한 경북 구미시 블랑제리길 본점 앞에서 직원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중증 발달장애인인 이들은 각각 바리스타, 제빵, 사무 업무를 맡고 있다. 왼쪽부터 이수현 씨, 고영욱 씨, 김산 씨(23). LIG넥스원 제공
“직원들에게 이번 한 주도 고생했다며 반갑게 인사하고 등 두드려 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제 유일한 욕심은 직원들과 함께 오래 같이 지내는 것뿐이에요.”
베이커리 카페 ‘블랑제리길’의 총괄이사 윤모 씨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우리 사업장의 목표는 장기근속자 배출”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프랑스어로 ‘제과·제빵’을 뜻하는 ‘블랑제리’와 ‘LIG’를 반대로 표기한 ‘길(GIL)’을 합쳐 이름을 지은 이 카페는 LIG넥스원이 방산업계 최초로 개설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지역 장애인 고용을 확대하고 결식우려아동 지원을 추진하며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 “인기 빵은 2시간 만에 매진”
블랑제리길 본점 바리스타 이수현 씨가 진지한 표정으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LIG넥스원 제공
‘당일 생산, 당일 판매’가 원칙인 블랑제리길의 빵을 먹기 위해 LIG넥스원 직원들은 줄을 서서 기다리곤 한다. 오전 11시 반 판매가 시작되면 2시간 만에 식빵, 단팥빵, 크루아상을 비롯한 인기 빵들이 매진된다. 윤 이사는 “매일 빵과 과자 600여 개를 만들지만 직원들의 수요를 맞추기엔 역부족”이라며 “최고의 원료로 만든 빵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다 보니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다. 추가 직원 채용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랑제리길 본점 제빵소에서는 고영욱 씨를 비롯한 직원들이 다양한 빵을 직접 만든다. LIG넥스원 제공
●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기여
2007년 포스코를 시작으로 많은 기업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통해 장애인을 고용하고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나섰다. 포스코의 ‘포스코휴먼스’는 국내 최초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서울과 인천, 경북 포항시, 전남 광양시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 포스코 그룹사를 주 고객으로 사무, 정보기술(IT), 청소 등 다양한 지원 업무를 수행하며 2023년 지역사회공헌인정 우수기업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들 기업은 장애인 표준사업장과 연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도 앞장서고 있다. LIG넥스원과 블랑제리길은 행복얼라이언스 주관 ‘행복두끼 프로젝트’에 참여해 결식우려아동 지원에 나선다. 다음 달 1∼14일 LIG넥스원 구미하우스 인근 지역아동센터 아동 125명을 대상으로 도시락과 빵을 후원할 예정이다. 매일 도시락과 블랑제리길에서 만든 빵을 평일 기준 10일 동안 총 1250식 지원한다. 유다정 LIG넥스원 정책협력팀 프로는 “방학 때 식사를 해결하지 못하는 결식아동이 많다”며 “지역아동센터에 도시락과 블랑제리길에서 만든 빵을 후원해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지역 특성을 고려한 다른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검토 중이다.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