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구명 의혹’ 녹취 파문 확산 공범, 작년 8월 카톡멤버 변호사에… “VIP에 얘기하겠다며 임 사표 말려” 올 3월엔 “괜히 개입, 사표 내라할걸”… 카톡 단체방 3인 모두 해병대 출신 임성근측 “구명로비설 사실 아니다”
“임 사단장(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B 씨(대통령경호처 근무)한테 전화 왔더라고. 내가 절대 사표 내지 마라, 내가 ‘VIP’한테 얘기를 하겠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모 씨(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지난해 8월 9일 변호사 A 씨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A 씨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그 사단장(임 전 사단장) 난리 났대요”라고 하자 마치 자신이 대통령을 접촉해 임 전 사단장을 구명할 수 있는 것처럼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한 것이다. 당시는 해병대 수사단이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로 특정하고 경찰에 이첩하자 국방부가 이를 회수해 오면서 외압 논란이 불거지던 시점이었다.
● 녹음파일서 이 씨 “VIP한테 얘기하겠다”
채 상병 순직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공수처는 녹음파일을 토대로 이 씨가 구명 로비를 실제 벌였는지 등을 검증하고 있다. 공수처는 그동안 대통령실의 개입 여부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해 왔지만, 대통령실이 ‘왜’ 임 전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동기에 대한 수사는 미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이 씨 “VIP는 해병대 사령관” 해명
이 씨는 10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A 씨가 (녹음파일 내용을) 의도적으로 왜곡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씨는 “(‘VIP’ 언급이) 마치 내가 한 이야기처럼 보도가 됐는데 같은 (카카오톡) 방에 있던 B 씨와 통화한 것을 A 씨에게 전달한 것뿐”이라고 했다.
이 씨는 특히 A 씨가 지난해 ‘VIP’, 도이치모터스 등을 먼저 언급하며 자신에게 접근했다면서 “내가 도이치 사건과 얽혀 있지만 않았어도 A 씨가 이런 식으로 저에 대해 모함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또 ‘VIP’ 역시 B 씨가 언급한 말을 옮긴 것이며 대통령이 아닌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뜻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B 씨가 평소에도 김 사령관을 VIP로 언급했다는 것이다. 임 전 사단장 측도 이날 동아일보에 “구명 로비설은 제가 사의를 표명한 일시 등 시간 정보와 객관적 사실관계, 정황들이 전혀 일치하지 않으며,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