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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카페 알바도 끊겨”… 20대 취업 20개월째 감소

입력 | 2024-07-11 03:00:00

취업자 두달 연속 10만명 밑돌아
“그냥 쉰다” 4개월 연속 증가
60세 이상 취업은 25만명 늘어





전모 씨(25)는 두 달 전 카페 일을 관뒀다. 창업을 목표로 일을 배우고 있었지만 카페를 찾는 손님이 뚝 끊기면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었다. 전 씨는 그냥 쉬는 중이다. 그는 “바쁘게 일하면서 카페 일을 배우고 싶은데 그럴 만한 곳을 못 찾았다”며 “지금은 딱히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20대 취업자 수가 지난달까지 20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내수 침체로 건설업 일자리마저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0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364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5000명 줄었다. 일하는 20대 수는 2022년 11월(―4000명)부터 2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로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40대 취업자도 10만6000명 줄었다.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취업자가 늘었는데, 특히 60세 이상에서 25만8000명 늘어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9만6000명 늘었지만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만 명을 밑돌았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취업자가 나날이 줄고 있는 건 고령화로 청년 인구가 줄어드는 데다 20대 취업이 많은 업종에서 고용 둔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20대 취업자는 제조업, 건설업 등에서 많이 줄었다. 모든 연령으로 보더라도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9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4만 명 가까이 늘었던 5월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크게 꺾였다. 제조업은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로 꼽힌다. 고금리 장기화에 내수가 위축되면서 건설업 취업자 수도 1년 새 6만6000명 줄었다.

다른 내수산업에서도 고용 부진은 두드러졌다. 도소매업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만1000명 쪼그라들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4만7000명 늘었지만 8만 명 늘었던 5월에 비해 증가 폭이 둔화됐다. 내수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면서 자영업자 수(570만3000명)도 1년 전보다 10만 명 줄었다.

고용시장의 훈풍이 잦아들면서 일을 하지도, 일을 구하지도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2만1000명 늘어난 157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세를 보인 건 4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들 중 학업이나 육아와 같은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쉰 사람은 237만4000명이었다. 1년 전보다 12만9000명 늘어 4개월 연속 늘었다. 20대 ‘쉬었음’ 인구는 3만8000명 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의 경우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가 없는 ‘미스매치’ 문제로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