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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도’ 살인 폭염 덮친 미국…관광 하다 집에 있다 27명 사망

입력 | 2024-07-11 10:26:00


지난주 미국을 휩쓴 폭염으로 최소 27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캘리포니아와 오리건주 등의 정부 관리들이 밝혔다. 사망자들은 관광지에서, 감옥에서, 살고 있던 집에서 목숨을 잃었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오리건, 애리조나의 예비 보고서를 기반으로 이러한 사망자 수치가 집계됐다.

사망자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주에서 보고됐다. 지난 주말 새너제이, 프레즈노, 오클랜드 등 몇몇 주요 도시에서 폭염이 일일 기록을 경신했다. 새너제이가 포함된 산타클라라 카운티의 수석 검시관인 미셸 조던은 열 관련 원인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14건의 사례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 8명이 65세 이상이었고 대부분이 자택에서 발견됐다. 그중 2건은 노숙자였으며 1명은 임시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조던 검시관은 “확실한 사망자 수가 나오려면 며칠 또는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명히 앞으로 3일 동안 또 다른 폭염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6일에는 기온이 섭씨 53.3도까지 올라간 캘리포니아 데스 밸리 국립공원에서 폭염으로 오토바이 운전자가 사망했다. 기온이 43.3도까지 올랐던 캘리포니아 중부 지역인 센트럴 밸리 인근 여성시설에 수감됐던 여성 1명이 사망했다. 현지 당국은 이 여성의 사망이 폭염 때문인지 의문을 제기했지만, 사망 여성의 딸은 어머니가 수년간 교도소 안의 극심한 더위 때문에 불평했다고 전했다.

오리건주도 며칠 동안 폭염이 지속되면서 온열 질환 사망자가 다수 나왔다. 10일 오전 오리건주 검시관실 관계자는 포틀랜드 지역에서 6명이 사망한 것을 포함해 총 8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망자 대부분은 노인이었지만 그중에는 33세 남성 2명이 있었다. 검시관실은 사망 상황이나 사망 날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 후 열사병 의심 추가 사망자가 생겨 오리건주 총사망자는 9명이 됐다.

애리조나주 지역 방송국은 4개월 된 여아가 하바수 호수에서 가족과 함께 보트를 타고 가던 중 의식을 잃었다가 지난 5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모하비 카운티 보안관부 대변인은 해당 소녀가 온열 질환으로 사망했다고 방송국에 말했다.

7월 이후 미국에서는 수백 건의 폭염 기록이 수립됐다. 그중 다수는 서부에서 기록됐다. 일부 지역은 기온이 너무 높아 구조 헬리콥터가 출동할 수도 없었다. 공기가 너무 희박해 공기 흐름에 대한 반작용으로 움직이는 헬리콥터 회전 날개가 충분히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동부도 폭염을 피할 수는 없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의 5일 기온은 41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메릴랜드주 보건부는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한 주 동안 폭염 관련 원인으로 2명이 사망했다고 보고했다.

폭염은 미국에서 허리케인, 토네이도, 산불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이는 기후 재해다. 미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2300명을 약간 넘었다. 2021년에는 약 1600명 발생했고, 2022년에는 약 1700명이 발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