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K팝 업계의 인공지능(AI) 활용을 두고 전세계 팬들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고 10일(현지 시간) 영국 BBC가 보도했다. AI를 활용해 작사·작곡한 노래를 진정 해당 아티스트가 만든 결과물로 볼 수 있냐는 논쟁이다.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케이팝 가수 최초로 영국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에 출연한 세븐틴이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글래스턴베리=AP 뉴시스
K팝 팬으로 영국에서 관련 팟캐스트까지 운영 중인 애슐리 페랄타 씨는 이와 관련해 “예술가가 직면한 창작의 벽을 뛰어넘는데 도움을 준다면 AI 활용에 무조건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BBC에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등 한국 음악 산업계와 작업을 해온 프로듀서 크리스 네언 또한 “한국 음악계는 혁신에 관심이 많고 항상 어떻게 하면 한 발 앞서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AI 활용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유난히 순환 주기가 짧은 K팝 산업의 구조가 특히 AI의 사용을 부추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음악 저널리스트 아르피타 아디야는 “다른 나라의 가수들이 보통 2년마다 앨범을 내지만 K팝 그룹은 6~8개월마다 새 앨범을 내놓는다”며 짧은 시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력이 AI 의존도를 높인다고 진단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