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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4대 쾅쾅’ 산으로 사라진 운전자…“눈 떠보니 풀숲” 주장

입력 | 2024-07-11 15:01:00


ⓒ뉴시스



제주에서 연달아 교통사고를 낸 뒤 차를 버리고 도주한 운전자가 사고 발생 약 14시간 만에 붙잡혔다.

1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도로교통법 위반(사고 후 미조치, 무면허 운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40대 남성 A 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후 6시40분경 한라산 성판악휴게소 부근 5·16 도로에서 서귀포 방향으로 소나타 차량을 몰고 가던 중 교통사고를 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에서 오던 모닝과 SM6 차량을 잇달아 들이받았다. 뒤따르던 아이오닉 차량이 SM6 차량을 추돌하는 2차 사고도 발생했다.

이후 A 씨는 앞 범퍼가 파손된 차를 몰고 도주하다 12명이 탑승한 버스에 정면 충돌하는 사고도 냈다. A 씨는 어수선한 틈을 타 차에서 내려 한라산 풀숲으로 도주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3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차를 버리고 사라진 운전자 추적에 나섰지만, 한라산에 폐쇄회로(CC)TV가 많이 없는 데다 풀숲으로 도주한 상태여서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A 씨 얼굴을 기억한 시민이 있었다. 이 시민은 사고 당시 A 씨 차 뒤를 따르던 운전자였다. 사고 직후 A 씨가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고 풀숲에 앉아있던 모습을 봤던 터라 인상착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해당 시민은 이날 아침 일터로 가기 위해 516도로를 운전하던 중 한라생태숲 인근 갓길에서 A 씨가 내려오는 것을 목격해 7시48분경 경찰에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A 씨를 데리고 파출소로 이동, 신원을 확인한 뒤 오전 8시20분경 긴급체포했다.

A 씨는 경찰에 “사고 기억이 없고 아침에 눈을 떠보니 풀숲에 누워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8년경 차량 절도 범행으로 운전면허가 취소된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 씨 혈액을 채취해 음주 및 마약 등 약물 투약 여부 등을 조사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