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전청조·경호실장 이모씨 결심공판 진행 전청조 "진정 부끄러운 건 지금 나의 모습" "사랑 결핍…사랑받기 위해 무엇이든 했어" 전청조·경호실장 각각 징역 15년·7년 구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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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3세 혼외자 행세를 하며 투자자들을 속여 3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전청조(28)씨의 항소심에서 검찰이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백강진)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씨와 그의 경호실장 이모(27)씨의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전씨와 이씨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어 “언론의 부정적 시각과 사회적 관심이 (중형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말한다”며 “피해자 대부분에 대해 일부라도 돈을 지속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지은 죄에 합당한 양형만 받도록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초범이고 이 사건 범죄수익이 전혀 없다”며 “전청조의 기망에 피해자성을 갖고 있다는 점, 성실하게 수감생활하면서 자신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탓하며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속적 치료가 필요하고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전씨는 검찰의 구형을 듣고 깊은 한숨을 내쉰 뒤 직접 발언을 이어갔다.
전씨는 “저로 하여금 피해를 본 피해자분들께 잘못된 행동을 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한다. 저의 사죄가 와닿는 순간까지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할 것”이라며 “있는 힘껏 피해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랑에 결핍됐던 탓에 사랑을 잘 알지 못했는지 사랑을 받기 위해 저는 무엇이든 해야 했다”며 “저 하나 사랑 받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해 금전적 피해를 끼치고 피해금을 사용했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는지 알고 있으면서도 무책임하게 현실적인 도움을 드리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자 분들로 인해 창피하고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어 기적처럼 작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피해 회복을 위해 말로만 아니고 진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제가 살아온 삶이 옳다고 생각했는데 잘못된 고집인 걸 깨닫고 무지한 행동으로 피해를 본 피해자에게 죄송하다”며 “베풀고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부모님의 가르침으로 살아왔는데 무지로 이런 일을 겪는 제 자신에게 화가 난다. 조금도 의심을 하지 못한 게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각각 국내 유명 기업의 숨겨진 후계자와 경호실장 행세를 하며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라고 피해자들을 속여 해외 비상장주식 투자금 등의 명목으로 피해자 22명으로부터 약 27억2000만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범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전씨는 지난해 6월 주민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되고 본인의 사진을 붙인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제시해 공문서위조 및 위조공문서행사 혐의도 제기됐다.
지난해 7월에는 본인이 후계자 행세를 한 회사 대표이사 명의로 된 용역계약서를 위조해 피해자들에게 보여준 혐의도 있다.
이씨는 전씨의 경호원 역할을 하며 고급 주거지와 외제 차량을 빌리는 데 명의를 제공하고 사기 범죄 수익을 관리하며 일부를 나눠 가진 혐의를 받는다.
1심은 지난 2월 전씨에게 징역 12년을, 이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인간들의 인지능력 불완전하기에 그지없지만 물욕과 탐욕이 결합할 때는 더 그렇다. 피고인은 이런 점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주위 모든 사람에게 사기 범행을 저질러 수많은 사람의 삶을 망가트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액을 변제하지 못했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 일상이 사기였다는 피고인 본인의 말처럼, 본인의 범행을 돌아보고, 스스로 어떻게 살아왔는지 반성하길 바란다”며 “피고인의 양형기준은 가중된 기준에 따라도 징역 10년6개월이지만 재판부는 이 기준을 다소 넘어서는 징역형을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