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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兆’ 체코 원전수주 막판 총력전… 韓, 佛보다 단가-시공력 우위

입력 | 2024-07-12 03:00:00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가격경쟁력 등 앞서 수주 기대감
성공땐 유럽 원전 수출확대 ‘청신호’



체코 두코바니 원전. 동아일보 DB



최대 30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 사업 수주전이 막바지로 향하는 가운데 정부가 수주를 위한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만나 막바지 수출 영업 지원에 나섰다. 원전 수주 가능성은 아직 장담하기 이르지만 이번 수주에 성공할 경우 최근 원전 건설이 늘고 있는 유럽으로의 추가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 이달 중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1일 원전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늦어도 이달 중순에 신규 원전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진행한다. 당초 원전 1기를 지을 예정이었다가 올해 초 건설 규모가 총 4기로 확대됐고 사업비도 8조 원에서 30조 원으로 늘었다.

현재 한국수력원자력과 프랑스전력공사(EDF)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우리의 최대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세계원자력협회에 따르면 한수원의 원전 건설 단가는 kW(킬로와트)당 3571달러(2021년 기준)로 EDF(kW당 7931달러) 대비 절반 이상으로 저렴하다.

적기 시공능력에서도 우위에 있다. EDF가 영국에서 진행 중인 ‘힝클리 포인트 C’ 원전 건설 공사는 2025년을 목표로 했던 준공 시기가 최소 2029년까지 늦춰진 상태다. 반면 우리는 2009년 수주한 아랍에메리트(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2011년에 착공해 3년 만에 1호기 원자로 설치를 완료했다.

다만 체코와 역내 국가인 프랑스의 친밀한 관계가 변수로 꼽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수주전 지원에 적극적이다. 그는 올해 3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에너지 포럼에 참가해 ‘유럽연합(EU) 중심의 밸류체인 구축’을 강조하는 등 지금껏 체코를 총 3번이나 찾아 수주전을 펼쳤다. 프랑스의 위치가 굳건한 EU 원전협력동맹에 체코가 포함된 사실도 우리의 수주를 예단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 수주 성공하면 유럽 추가 진출 발판 기대감

우리 정부는 수주 가능성이 작지 않다고 본다.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체코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우리와 진행하고 싶어 하는 상황”이라며 “체코 정부의 내부적인 제약 몇 개만 해결되면 우리가 수주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했다.

수주에 성공할 경우 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 사업 규모만 봐도 바라카 원전(약 20조 원)의 1.5배에 달하고, 추후 유럽 원전 수출 확대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한수원 관계자는 “(수주 성공 시) 향후 다른 유럽 국가에서 진행될 원전 공사에서 체코 신규 원전 수주 경험을 앞세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은 최근 들어 탄소 중립 및 안정적인 전력 수급을 위해 원전 건설을 늘리는 추세다. 박춘섭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네덜란드와 핀란드는 추가 원전 도입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고, 스웨덴도 지난해 8월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고 2045년까지 최소 10기의 추가 원전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