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주공장 생산라인 가보니 9년새 상용차 생산량 반토막 위기에… 수소버스 생산량, 1년새 5배로 늘려 “우리가 잘하는 수소연료전지 집중… 中에 뺏긴 버스점유율 회복 나설 것”
지난달 12일 전북 완주군 산업단지의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수소전기버스가 조립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버스 생산직은 요즘 주말 특근까지 합니다.”
지난달 12일 전북 완주군 산업단지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서 만난 현장 직원은 버스를 조립하느라 시끄러운 상황 속에서도 목청을 높여 설명했다. 그의 말대로 전주공장 내 버스1공장 생산라인은 조립 중인 버스가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최근 생산 규모를 키운 수소전기버스 생산라인은 더 활력이 넘쳐 보였다. 주황색 전선이 휘감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 수소전기버스 차체 하부에 장착되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는 주황색 수소탱크가 차체 상단에 설치되는 중이었다. 공장 관계자는 “전기와 수소전기버스는 현재 백오더(밀려 있는 주문)가 꽤 있어서 라인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부터 적자에 시달리는 전주공장이 ‘수소 상용차 생산 메카’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재 기술 우위를 지닌 수소전기차를 앞세워 중국의 공세에 맞서겠단 것이다.
전주공장을 수소차 생산기지로 빠르게 전환하는 것은 위기감 때문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2014년에 버스·트럭·특장차와 같은 상용차를 6만9000여 대 생산했지만 지난해 생산은 3만2000여 대에 그쳤다. 2014년과 비교하면 생산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주공장 근무 인력도 2010년대 초중반에는 사내협력업체까지 포함해 약 6000명이었는데 최근 몇 년간은 5000명 초반대로 쪼그라들었다.
노동조합과 지역사회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공장 인력을 줄여 다른 곳으로 전환 배치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정철 현대차 전주공장노동조합 의장은 “최근 몇 년 새 노조 조합원이 500명이나 줄었다”며 “이제라도 신차든 전략 차종이든 전주공장에서의 생산을 늘린다면 노조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천 완주군의회 의원은 “지역 경제도 함께 침체될까 우려가 많다”며 “최근 지역구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안호영)과 함께 노조를 만나 공장의 위기 상황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고 말했다.
전주공장은 향후 신차 도입을 통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 안에 수소 트럭 엑시언트에 기반한 자동차 운반 트럭과 트랙터, 냉동탑차 등의 생산에 돌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 공장장은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공공기관에서도 수소차를 이용해 달라고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버스 생산을 늘리면서 계약직 생산 인력도 100여 명 추가 투입했다”며 “올해 당장은 힘들겠지만 2∼3년 안에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업체가 약 50%를 차지한 국내 전기버스 점유율 회복은 당면 과제다. 임 공장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다시 반격할 때입니다.”
완주=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