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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한화 공개매수, 주주 이익 침해 없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논평에 반박

입력 | 2024-07-11 20:52:00

한화에너지 ㈜한화 지분 공개매수 추진 관련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일반주주 피해·공정성 결여’ 지적
한화그룹 “적법 절차·일반주주 자유롭게 판단 가능” 반박
한화·한화에너지 합병 가능성 일축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11일 논평을 통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공개매수가 주주 이익을 침해해 공정성이 결여된 조치라고 평가한 가운데 한화그룹이 반박 입장을 냈다.

앞서 한화에너지는 이달 5일부터 24일 기간 한화 보통주 600만주(약 8.0%)를 주당 3만 원에 공개매수 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7월 11일 종가 기준 ㈜한화 주식가격은 2만9100원이다. 업계에서는 해당 공개매수를 통해 김승연 회장 아들 3명의 그룹 지배권이 강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 등 김 회장 아들 3명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가 완료되면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이 기존 9.7%에서 17.7%로 높아진다. 한화에너지가 김 회장에 이어 ㈜한화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포럼이 비판적인 논평을 냈고 한화그룹이 반박에 나선 것이다. 한화그룹은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에 대해 그룹 전반 지배구조 안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한화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수예정수량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주주들이 응모한 범위 내에서 ㈜한화 보통주를 취득하고 대주주로서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일반주주는 공개매수 가격 적정성을 판단해 응모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더라도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가 가능하고 불리하거나 공정하지 않은 지위에 놓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화는 한화에너지 공개매수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주주를 위한 기업가치 제고 방안을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한화에너지 역시 공개매수를 통해 주요주주로 올라서면 한화 기업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화 주주환원의 경우 작년 기준 당기순이익 907억 원 중 737억 원을 배당해 81% 수준 배당성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배당 수익률은 보통주가 2.9%, 3우선주는 5.6% 수준이다. 한화그룹 측은 제조업체 전반을 감안하면 실적 부진이 이어져 높지 않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비판받을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사의 자기거래 제한 원칙을 벗어난 조치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사 또는 이사가 지배하는 회사가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에 적용되고 이번 공개매수처럼 장내에서 불특정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한화에너지 이사회가 독자적으로 의사 결정한 사안으로 한화 이사들이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 결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은 포럼이 논평에서 승계를 위해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한화와 한화에너지는 합병 계획이 없고 합병에 대해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일축했다. 한화에너지의 공개매수 추진 과정에 대한 지적에 대해서는 주주들이 자유롭게 대응할 수 있는 사안으로 이해상충도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특별위원회 구성 요건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여기에 특별위원회의 경우 미국법상 제도로 한국법상 설치 근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번 공개매수는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사안으로 일반주주 이익 침해 가능성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공개매수 목표 수량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줄어들어 긍정적인 흐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개매수 추진은 한화그룹 전반의 지배구조를 안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한화의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주가 부진 요인으로는 실적과 사업전망 등 업황 부진을 꼽았다. 일반적으로 한화를 유화·에너지업계로 분류하지만 실제로는 자회사인 한화생명 지분이 많아 보험업계와 비슷한 흐름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여 년간 이어진 저금리 기조가 보험사 실적 악화로 가시화됐고 한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건설업계 부진까지 겹치면서 실적과 주가가 둔화했다고 한다.

한화그룹은 이런 상황에서 주주친화정책을 지속 강화하고 사업 실적 개선을 위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진행한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주력사업부문에 대한 선택과 집중, 주력사업부문 사업역량 강화를 바탕으로 전반적인 실적이 점차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업적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높이고 나아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들을 실행하고 있는 상태로 향후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는 주력사업부문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들인 우선주 주주들의 피해를 방지하고 주주 이익을 선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제1우선주(구형 우선주)의 장외매수 절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