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CC오픈 반바지 입고도 경기 “무더위 속 선수 배려… 한정 허용” 144명중 11명 착용… PGA선 불가
11일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CC오픈에서 김용태, 문경준, 김동은, 김비오(왼쪽부터)가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144명 중 11명이 이날 KPGA투어 사상 첫 ‘반바지 라운드’를 했다. KPGA 제공
11일 전북 군산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군산CC오픈 1라운드. 오전 6시 50분 첫 조에서 첫 티샷을 한 김용태는 반바지 차림으로 티잉그라운드에 올랐다. 김용태뿐만 아니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44명 중 11명이 반바지를 입고 경기를 했다. KPGA투어 56년 역사상 정규대회에 반바지가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PGA투어 규정에 따르면 6∼9월에 개최되는 대회일 경우 선수들은 프로암과 연습라운드 때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 주최 측이 허용하면 정규대회 때도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 군산CC오픈 대회 조직위원회가 전날 “대회 기간에 습도 높은 무더위가 예상된다. 선수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이번 대회에 한해 경기 중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했다”고 발표하면서 ‘반바지 라운드’가 열리게 됐다.
KPGA투어는 반바지 착용 규정도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무릎 기준 위·아래로 10cm 이상 짧거나 긴 바지는 금지다. 트레이닝복 형태의 반바지도 입을 수 없다. 상의도 반드시 바지 안으로 넣어야 한다.
선수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아시안투어에서 종종 반바지를 입고 나섰던 김비오는 “반바지를 입고 경기하니까 확실히 시원하고 편하다”면서 “반바지 착용을 어색해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을 위한 것인 만큼 반바지를 입는 선수들이 앞으로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긴바지를 입고 경기한 장유빈은 “대회장에 반바지를 챙겨 오지 않았는데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가지고 오신다’고 했다. 2라운드부터는 상황에 따라 반바지를 입을지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에선 KPGA 사상 처음으로 ‘상금 채리티’에 따른 추가 상금이 지급된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7억 원, 우승 상금은 1억4000만 원인데 군산CC 측은 갤러리 입장료와 식음료 판매 수익 등을 상금에 보태기로 했다. 이에 따라 대회 종료 후 총상금은 10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