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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발 2000원 레이저포로 北 무인기 잡는다

입력 | 2024-07-12 03:00:00

軍, 레이저 대공무기 양산 착수
연내 전방-서울 주요 빌딩 배치
‘한국형 스타워즈’ 세계 첫 전력화



방위사업청이 북한의 무인기에 대응하기 위해 양산에 돌입하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1’의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방위사업청이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북한 무인기 킬러’로 불리는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1’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레이저를 무기에 적용하는 ‘한국형 스타워즈’ 프로젝트의 첫 번째 사업이라고 방사청은 설명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올해 말 전방 진지와 서울 주요 빌딩에 배치돼 북한 무인기의 대응 전력으로 본격 운용될 예정이다. 이동석 방사청 유도무기사업부장은 “외국에서 레이저 무기 기술을 개발 중인 사례는 많지만, 군에 실전 배치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레이저 대공무기는 광섬유에서 생성된 고출력의 광원 레이저를 쏴 근거리의 공중 표적(소형무인기, 멀티콥터 등)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별도의 탄이 필요 없이 전기만 공급하면 발사할 수 있다. 눈에 보이지 않고, 발사 소음도 없다. 기관포, 미사일과 달리 낙탄(落彈)의 위험도 없는 데다 한 차례 발사 비용이 2000원에 불과하다. 아직까진 출력이 높지 않은 만큼 소형 무인기 등이 표적이지만, 향후 출력을 키울 경우 항공기나 탄도미사일 등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2019년 871억 원의 예산을 들여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을 주관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시제 업체로 참여했다. 지난해 4월 ADD의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30여 차례의 실사격 시험 평가에선 약 3km 밖의 무인기를 모두 맞혀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레이저 대공무기 시험 발사 모습. 방위사업청 제공

다만 아직 한계도 있다. 비와 안개 등 기상 조건이 나쁘면 레이저의 빛이 산란해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현재 수십 kW(킬로와트) 수준인 레이저 광원의 출력을 더 높여야 한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출력과 사거리가 보다 향상된 레이저 대공무기 블록-2(개량형)도 개발할 방침이다.

아울러 레이저 대공무기의 핵심 구성품인 레이저 발진기의 출력을 수백 kW 수준으로 높이는 핵심 기술 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수백 kW 출력의 레이저 대공무기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요격도 가능한 ‘게임 체인저’급 미래 무기로 평가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