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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수도권 집값 상승, 생각보다 빨라” 경고

입력 | 2024-07-12 03:00:00

기준금리 1년반째 동결… 역대최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7.11/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열두 차례 연속 동결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뛰고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데다 환율까지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탓에 역대 가장 긴 기간 동안 금리를 동결한 채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연 3.50%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월 13일 이후 이날까지 1년 5개월 28일 동안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동결 기간 1년 5개월 21일(연 1.25%·2016년 6월 9일∼2017년 11월 30일)을 넘어선 역대 최장 기록이다.

한은이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최근 급등하는 수도권 집값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속도가 생각보다 빨라졌다”며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유입한다거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그런 정책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점도 우려 요소다. 이 총재는 “지금 시장에 형성된 금리 인하 기대는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기대를 선반영해서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 등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향후 피벗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할 상황은 조성됐다”며 금리 인하 ‘깜빡이’를 켰음은 시사했다. 그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향후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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