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기류가 하루 만에 뒤바뀌었습니다. 투자자들이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대형 기술주를 내다 팔고 중소형 주식으로 갈아탔기 때문이죠. 11일(현지시간) S&P500은 0.88%, 나스닥지수는 1.95% 하락했습니다.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은 3.6% 뛰었고 다우지수는 0.08% 상승 마감했습니다.
이날 증시 분위기를 바꾼 건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였습니다. 6월 CPI는 예상보다 낮은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에 그쳐, 3년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죠. 인플레이션 둔화로 연방준비제도가 이르면 9월에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할 거란 전망을 한층 강화하는 소식입니다.
금리에 대한 안도감에 투자자들은 좀 더 과감한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오랫동안 상승장을 떠받쳐온 대형 기술주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중·소형주에 베팅하기 시작한 거죠. 특히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부진했던 부동산 섹터가 이날은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칼라모스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전문가 조셉 쿠식은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소수의 사람에 의해 일방적인 시장이었습니다. 예상보다 낮은 CPI 지표가 이 시장을 자극했습니다.”
8월 8일로 예정됐던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가 두달 미뤄졌다는 블룸버그 보도가 나왔다. AP 뉴시스
한편 이날 미국 CPI가 발표된 뒤 몇 분 만에 달러-엔 환율이 달러당 4엔이나 치솟아 157.44엔에 도달했습니다. 일본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데요. 다만 일본 재무성은 이번에도 개입 여부는 월말에 공개한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간다 마사토 재무관은 이런 식으로 애매모호하게 말했죠. “어떤 사람들은 이 움직임이 CPI 결과에 대한 반응이라고 믿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다른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물론 도쿄 시간으로 한밤중에 기자들을 만나 취재에 응한 것 자체가 일반적이진 않죠.
이에 대해 블룸버그의 세바스티안 보이드 전략가는 이렇게 평가합니다. “만약 그것이 실제로 외환시장 개입이었다면 최대의 효과를 내기엔 타이밍이 거의 완벽했습니다.”
*이 기사는 12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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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