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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로켓 ‘비궁’ 림팩서 무인정 발사 시험평가…美수출 임박

입력 | 2024-07-12 09:24:00

12일(현지시각) 하와이 인근 해상서 FCT 진행
미 해군총장 천자봉 올라 시험평가 직접 참관
LIG넥스원 대표 "미 인정 시 타국 수출 긍정적"



ⓒ뉴시스


국산 유도로켓 비궁이 12일(현지시각) 미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시험 발사된다.

환태평양연합군사훈련(RIMPAC·림팩) 기간 진행되는 이번 시험 평가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산업계와 해군 등에 따르면 미 해상체계사령부(Naval sea systems command)는 12일 미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비궁 FCT(Foreign Comparative Test, 해외비교시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령부는 당초 11일 비궁 FCT를 실시하려 했으나 일정 등의 이유로 12일로 발사를 미뤘다.

이날 FCT를 위해 한국에서부터 공수된 비궁은 천자봉함(LST-Ⅱ·4900t급)에 실려 10일 오전(현지시각) 하와이 히캄기지에서 인근 해상으로 출항했다. 비궁은 미 방산업체 텍스트론이 제작한 무인수상정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FCT 하루 전인 11일 리사 프란체티 미 해군참모총장이 직접 천자봉함에서 비궁을 살펴보고 브리핑을 받는다는 점이다. 프란체티 총장은 내정자 시절부터 비궁 FCT를 참관하는 등 우리 유도무기에 대해 큰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익현 LIG넥스원 대표이사도 천자봉함에 승선해 있어, 프란체티 총장과 만나 미 수출 등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다.

해군 관계자는 “미 해군참모총장이 비궁 발사 전에 천자봉함을 직접 방문해 관련사항을 점검하고 현장지도를 하면서 림팩 훈련에 참가 중인 우리 해군 장병들을 격려할 예정”이라며 “한미동맹이 강력하고 중요하며, 한미해군의 연합방위태세 증진과 상호운용성 강화 등을 강조한다는데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미군은 앞서 무인수상정을 이용한 비궁 FCT를 한국과 미국 등에서 세차례 실시한 바 있다. 이번이 수상정에서 진행되는 마지막 FCT인 셈이다.

따라서 이번 FCT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미국으로의 수출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비궁이 수출되면 이는 우리 국산 무기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첫 사례가 된다.

비궁 제작업체인 LIG넥스원을 비롯해 우리 해군,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ADD)는 한 팀이 돼 비궁 시험평가 성공에 집중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미국이 도입 추진 중인 국산 무기체계 실사격 테스트를 우리 해군이 지원하고 있다”며 “미군 자체적으로도 할 수 있겠지만 중요 무기체계 실사격 시험을 동맹국 함정 지원 하에 실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림팩훈련 기간중 훈련에 참가한 천자봉함에 미해군 관계관이 승함해 비궁 발사과정을 지휘하고 결과를 확인한다는 것”이라며 “이 자체가 한미 해군이 긴밀한 협조와 교류 하에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연합방위태세를 굳건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신익현 대표 “비궁은 캐시카우…에러 없으면 성공” 자신

지난 9일 저녁 미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만난 신 대표는 비궁 성공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대표는 “비궁은 LIG넥스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라며 “앞선 3차례 FCT에서 증명됐듯이 에러가 없으면 무조건 성공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비궁의 장점에 대해서는 “일반 유도무기는 SAL(semi active lasor) 방식이라 레이저가 표적을 지속 맞추고 있어야 한다”면서 “비궁은 동체고정형 비냉각형 IIR(Imaging Infra-Red) 탐색기를 적용해 주야간에 적을 포착해 발사하면 바로 표적으로 날아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비궁급 어느 무기에도 적용되지 않아 미군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비궁은 로우급 무기”라며 “미국은 하이급 무기를 직접 생산하지만 로우급은 가성비가 좋은 무기를 골라 수입한다. 그런 측면에서 비궁은 미군 입맛에 딱 맞는 무기체계”라고 강조했다.

비궁의 미국 수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간이 다소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 대표는 “FCT가 끝난다고 해도 미 의회에서 비궁에 대한 예산 승인을 해줘야만 수출이 가능하다”며 “미 해군참모총장이 소요를 제기해도 수출길이 열리지만 워낙 많은 선택지가 있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에 수출하더라도 메이드인코리아인 찍혀 납품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미국 법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돼 메이드인어메리카로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비궁의 미국 수출길이 당장 열리지 않는다고 해도 미국이 증명한 무기인 만큼 향후 타 국가로의 수출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 대표는 “비궁은 현재 수개 나라에 수출돼 실제로 적용되고 있는 무기체계”라며 “미국이 인정해 준 무기라면 현재 수출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비궁에 대한 관심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궁, 직경 70mm에 첨단기술 응축…가성비도 겸비

비궁은 소형고속정 등 해안 이동 표적에 대응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LIG넥스원이 참여해 2016년 개발을 완료한 유도무기 체계다. 대한민국 군에 전력화돼 운용 중이다. 군은 표적탐지장치·발사대·발사통제장치·유도로켓이 1개 차량에 통합 탑재된 지상발사체계로 운용하고 있다.

미국 FCT 프로그램을 계기로 무인수상정 발사대 시스템까지 개발하면서 해양 플랫폼까지 적용 영역을 넓혔다. 육·해·공근 플랫폼에 모두 적용해 지대함(전력화)·함대함(미국 FCT)·공대지 능력을 구현함으로써 명실공히 만능 장비로 거듭나는 셈이다.

비궁의 직경은 70㎜(2.75인치) 정도다. 맥주컵 보다는 크고 머그컵이나 텀블러 보다는 작다. 이 좁은 공간에 탐색기와 탄두, 유도조종장치 등 각종 첨단기술을 활용한 장비를 응축해 넣은 유도무기체계가 비궁이다.

첨단장비와 최신 기술을 적용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해 K-방산의 강점인 가성비까지 겸비했다. 별도의 통제 없이 표적을 추적하는 ‘발사 후 망각(fire-and-forget)‘ 방식을 적용했다. 동시에 다수의 표적을 추적 및 대응할 수 있다.

동체고정형 비냉각형 IIR(Imaging Infra-Red) 탐색기를 적용했고, EO·IR(Electro-Optical·Infra-Red)을 탑재해 주·야간 작전수행이 가능하다.

[하와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