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갈등으로 촉발된 대형 병원들의 집단 휴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11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7.11.뉴스1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올특위는 최근 정기 회의가 예정됐던 13일 회의를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음 정기 회의일인 20일에도 재개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20일 회의를 개최하지 않기로 한 것은 아니고 일정 논의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20일 구성된 올특위는 정부와의 협상 또는 투쟁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의협 산하에 설치됐다. ‘무기한 휴진’을 선언했다가 내부 반발에 철회한 임현택 의협 회장이 참여하지 않는 대신 시도의사회장, 의대 교수단체 대표, 전공의 대표, 의대생 대표 등이 참여하며 의료계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했다.
올특위는 고육지책으로 의대생과 전공의 회의 참관을 허용했으나 참관 인원은 한 자리 수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특위 관계자는 “의협 집행부에 대한 항의 표시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참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여기에 3차례 회의를 하는 동안 향후 투쟁 방향을 두고 의대 교수와 시도의사회 의견도 엇갈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대학병원 무기한 휴진 중단 여부를 놓고 “더 이상의 휴진은 큰 의미가 없다”는 개원의 의견과 “그래도 뭔가 해야 한다”는 교수단체의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올특위가 중단될 경우 임 회장이 강조해 왔던 ‘대정부 투쟁 단일대오’ 구상은 무산된다. 최근 최창민 전국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장도 올특위 위원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측에서는 올특위가 좌초 위기에 놓인 것에 대해 난감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자칫 의협이 배제된 상황에서 정부와 의사단체 간 대화가 진행될 경우 법정단체라는 위상도 추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의협 관계자는 “일단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올특위에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상황을 지켜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