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이 13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한경협 CEO 제주하계포럼’에 참석해 '우주를 향한 도전, 한국은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경협 제공)
“중국과 일본에 비해 한국 우주 기술은 10년 뒤쳐져 있습니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이 13일 제주에서 열린 2024 한국경제인협회 제주 하계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우주 개발 사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는 상황에서 한국도 적극적인 투자와 민간 산업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다.
신 사장은 “(2022년 기준) 중국은 19조 원 일본은 6조 원을 우주 개발 예산으로 책정했다. 한국은 8000억 원이다. 한국형 발사체 성공으로 자신감과 의지도 생겼지만, 투자 규모가 작아서 아쉽다”며 “2027년까지 우주개발 예산을 2배로 올린다는 정부의 계획이 반갑지만, 그사이 다른 나라들은 투자를 얼마나 더 늘릴까를 생각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기존엔 화물을 우주로 1㎏ 운반하는데 6만 달러 이상이 들었다가, 머스크의 스페이스 엑스(X)가 로켓 비용을 절감하면서 그 비용이 2000달러 대로 줄었다”며 “이렇게 민간이 주도하면서 발사 비용이 대폭 줄었고, 그 결과 민간의 우주 도전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관심은 물론 민간 영역에서의 기술 개발과 혁신도 함께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최근 우주항공청이 만들어지면서 정부가 일관된 정책을 이끌어 갈 수 있게 됐다”면서도 “우주는 10년 20년이 아니라 30~50년을 보고 가야 한다. 정부 담당자가 자주 바뀌고 하는 것이 아쉽다. 정부의 컨트롤 타워가 지속적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신 사장은 올해부터 정부와 민간이 함께 시작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 프로젝트를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주선을 띄우게 돕는 로켓 장치) 발사체 개발 독립을 해야 우주 개발을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다”며 “기존 누리호보다 크기는 2배, 운반용량은 3배 더 커진 차세대 발사체가 개발되면 세계 시장에서도 한국의 실력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에서 더 먼 곳에서 우주 개발을 하고, 더 많은 물자를 실어 나를 수 있으려면 성능이 뛰어난 한국만의 발사체 역량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 사장은 “하루 2만5000대의 비행기가 하늘을 날고 있다. 라이트 형제가 이런 세상을 알았겠느냐”며 “우리의 손자 증손자들은 우주 시대에 살고 있을 것이다. 우주 사업은 하루아침에 되지 않는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