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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 년 전 매머드, 코끼리처럼 28쌍의 염색체 보유”

입력 | 2024-07-15 03:00:00

동결된 매머드 피부서 염색체 발견
염기서열 구조 3차원으로 분석 가능
유전체-생태 등 알아낼 귀중한 자료



5만2000년 동안 동결 된 상태로 보존된 매머드 피부. 스웨덴 스톡홀름대 제공



5만2000년 전 죽은 매머드의 피부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정밀하게 보존된 고대 염색체가 나왔다.

수십억분의 1m 수준의 염색체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어 멸종된 매머드의 유전체를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정보를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염색체를 발견한 연구자들은 “우연히 동결된 매머드의 피부에서 염색체 전체의 구조를 보존한 귀중한 샘플을 얻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베일러의대와 덴마크 코펜하겐대 연구팀 등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구 결과를 12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발표했다.

그간 발견된 고대 화석의 염색체는 대부분 부분적으로만 보존됐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생명체 전체의 역사를 연구할 만큼 충분한 양의 염색체 정보를 얻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전체 염색체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선 수십억 개의 염기서열을 확인해야 하지만 실제로 발견되는 고대 염색체는 대부분 100개 정도의 염기서열만 남아 있었던 탓이다.

이번에 발견된 매머드는 전체 염색체 구조를 온전히 보존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매머드는 현대의 코끼리와 같이 28쌍의 염색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색체에 남아 있는 DNA의 활성 양상 또한 현대의 코끼리와 유사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매머드 염색체는 매머드의 염기서열 구조를 3차원(3D)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지금은 멸종된 생물인 매머드의 생태를 알아내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색체 구조가 온전히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냉각과 탈수 상태가 동시에 지속되면서 염색체가 마치 유리와 같은 독특한 상태에 놓이게 됐기 때문이다. 이는 원래 상태보다 손상되기는 쉽지만 훨씬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은 “주변에서 유리 상태에 놓인 식품을 예로 들면 육포가 있다”며 “이번에 발견된 동결된 매머드 피부 조각의 상태도 마치 육포 속에 염색체가 보존돼 있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