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신고센터 고충호소 쏟아져 운임 1년새 3배 쑥… 中企 더 고통 기업 46% “연말까지 계속 오를 것” 선복 확보 못해 납기지연 일상화
“수주 당시보다 물류비가 크게 상승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중국 화물 선적에 밀려 선복(적재 공간) 확보가 늦어져 보관 비용 부담이 커졌다”….
한국무역협회가 운영하는 ‘수출입물류 애로신고센터’에는 최근 이런 고충 사례가 대거 접수되고 있다. 아시아와 유럽을 오가는 최대 항로가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막힌 ‘홍해 사태’가 장기화되고, 중국의 수출 물량 밀어내기까지 겹치면서 세계 ‘수출 뱃길’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수출 기업 573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14일 발표한 ‘해상운임 급등 긴급 물류 애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83.3%가 현재 수출입 물류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주요 애로 사항으로 △물류비 증가(40.1%) △선복 확보 차질(21.5%) △운송 지연·변동(19.8%) △컨테이너 부족(11.5%) 등을 꼽았다.
실제 프랑스 해운·조선 분석기관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전 세계 유휴 선박(컨테이너선 기준) 비율은 지난달 초 0.7%를 나타냈다. 5월에는 이 수치가 0.4%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팬데믹에 따른 물류 대란기였던 2022년 2월 이후 처음이었다.
중소기업은 타격이 더 크다. 14일 중소기업중앙회가 수출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실시(1∼5일)한 수출 애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54.3%가 수출 물류 관련 경영 애로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선복량 확보와 같은 중장기 계획도 중요하지만, 당장 추가적인 물류비 부담을 줄일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입장이다.
정상훈 무역협회 서비스물류실 해상물류 담당은 “대기업은 1년 이상 장기 운송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기에 사실상 운임 상승 등 물류 리스크의 직접적인 타격은 중소·중견기업이 입고 있다”며 “물류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만이라도 바우처 형식으로 물류비를 지원하거나 항만 인근 물류창고에 보관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