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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폐배터리 활용해 버스 승강장 전력 공급”

입력 | 2024-07-15 03:00:00

울산 북구, 전국 최초로 도입
지역 기업과 함께 기술 개발
연간 전기요금 65% 절감 효과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왼쪽)이 11일 북구청 남문 스마트 버스 승강장에서 현장 브리핑을 열고 스마트 승강장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있다. 울산 북구 제공



자동차 공장이 밀집한 울산 북구가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스마트 버스 승강장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전기차 보급 확대로 늘어나는 폐배터리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모범 정책으로 꼽힌다.

14일 장마로 후덥지근한 날씨지만 에어컨이 설치된 버스 승강장 내부는 쾌적했다. 승강장에 설치된 휴대전화 충전기를 이용하던 김상훈 씨(60)는 “여름철에 이용할 때마다 짜증이 나던 예전과 달리 시원하고 편리해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곳을 스마트 승강장으로 만든 비결은 승강장 옆면에 달린 에너지관리 시스템. 이 시스템 안에는 전기차에서 나온 차량용 폐배터리가 들어가 있다. 자동차에서 8년 정도 사용한 배터리인데 75% 정도의 용량이 남아 있지만, 출력 문제로 자동차에는 쓸 수 없다.

그러나 단순 저장용으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북구는 지역 기업과 함께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가격이 저렴한 심야 전기를 충전해 뒀다가 낮에 태양광 발전기와 함께 이 승강장에 전력을 공급해 주는 것이 핵심이다. 올해 4월 승강장에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하는 내용의 특허를 출원한 뒤 최근 한 달간 시범 운영을 거쳐 상용화에 성공한 것이다. 이 승강장은 일반 승강장을 리모델링하기 때문에 설치 비용과 기간이 절반 정도로 줄고, 연간 전기요금은 65%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박천동 북구청장은 “현재 19개의 스마트 버스 승강장을 38개까지 대폭 확충해 나갈 계획”이라며 “전국에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