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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닮은 이탈리아[내가 만난 명문장/이성호]

입력 | 2024-07-14 22:54:00


“가족은 마음의 고향이다(La famiglia ‘e la patria del cuore).”

―주세페 마치니의 ‘인간 의무론’ 중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

가리발디, 카보우르 등과 더불어 이탈리아 통일의 대표적 지도자였던 정치사상가 마치니는 ‘인간 의무론’에서 가족을 이렇게 정의한다. 할리우드 명작 ‘대부’의 비토 코를레오네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않는 사람은 진정한 사내가 될 수 없기 때문이지(Because a man who doesn’t spend time with his family can never be a real man)”라며 대부 명대사 시리즈 중 하나를 가족에 할애한다. 시칠리아 출신 마피아 이야기 대부 시리즈의 핵심 줄기는 가족이다. 이탈리아인의 가족 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가족을 절대 중시하는 이탈리아는 그 밖에도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참 많다. 삼면이 바다인 반도 지형이 남북으로 늘어진 모습, 오랜 역사 속 식문화와 산해진미가 결합해 만들어진 음식에 대한 진정성,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흥의 정서, 손님에 대한 친절함까지 많은 점이 놀랍게 닮아 있다. 물론 핵가족, 초현대 사회에서 우리나 이탈리아 모두 예전 같지는 않다는 반론도 많지만 말이다.

올해는 한국과 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이 되는 해다. 수교 기념일인 6월 26일 양국 대통령 간 축하 메시지를 교환하는 등 일련의 기념행사가 로마와 서울을 중심으로 연중 개최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미국, 구소련에 이어 세 번째로 위성 발사에 성공한 우주항공 최강국이자, 수십 년간 독일, 일본의 막강한 자동차 회사를 제치고 세계 최고 명품 스포츠카 페라리, 마세라티를 생산해내 온 제조 강국이다. 찬란한 로마 제국의 유산, 르네상스 천재들의 예술 작품, 그리고 세계인의 입맛을 정복한 피자, 파스타, 젤라토가 이탈리아의 또 다른 얼굴을 가리고 있는 건 아닌가 아쉬운 생각이 든다. 이번 기회에 우리와 비슷하면서 많은 저력을 가진 이탈리아의 진면모를 알아보면 어떨까.


이성호 주이탈리아 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