羅 입장 변화에 元도 환영의 뜻 反한동훈 결집 ‘결선 뒤집기’ 노려 韓 “1차 투표서 과반으로 끝낼것”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와 원희룡 후보. 2024.07.11 사진공동취재단
나 후보는 13일 경남 창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 후보를 향해 “실질적으로 생각이 비슷하다면 거친 싸움을 하는 것보다는 (원 후보가) 사퇴하는 게 낫지 않겠는가”라며 “자연스럽게 저를 도와주시는 게 어떨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에게 맞서기 위해 원 후보가 자신을 중심으로 단일화에 나서라는 취지다. 나 후보는 전당대회 초반엔 원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일부 친윤(친윤석열)의 기획 상품처럼 등장한 후보와 연대할 생각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강하게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두 후보의 단일화 언급은 1차 투표 이전이 아닌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나 후보는 14일 통화에서 “결선투표제가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정리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말한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도 통화에서 “양측 다 ‘한동훈은 안 된다’며 진심으로 단일화를 원하는 상황이 됐다. 1 더하기 1이 2가 아닌 3이 되는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후보 측도 결선투표 단일화를 내다본다는 입장이다. 일단 결선투표까지만 가면 어느 쪽이 2등을 하든 ‘반한’을 기치로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결선투표제는 지난해 3·8전당대회에서 처음 도입됐는데, 당시에도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인물이 대표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라는 해석이 많았다.
나, 원 후보는 주말 내내 한 후보 공세에 집중했다. 나 후보는 “2년 임기 당 대표를 1년 만에 내팽개치고 본인의 꿈만 좇아가겠다는 것은 너무나 몰염치하다”고 했고, 원 후보는 “(채 상병) 특검에 동조하는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만은 반드시 막아야만 한다는 절박감을 떨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한 후보는 “저는 지금 윤 대통령과 정치적 목적이 완전히 똑같다”며 반윤 프레임 불식을 꾀했다.
● 韓 측 “1차 65% 득표율 목표”
반한 진영의 단일화 논의가 수면으로 떠오른 것에 대해 한 후보 측은 “대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 후보 캠프 정광재 대변인은 “(1차 투표) 득표율 목표가 65%”라며 단일화에 정치적 의미를 두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 캠프가 13, 14일 주말 사이 당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여론조사에선 당원 과반이 한 후보를 지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이 보도되자 나 후보 측은 “경선 룰을 어겼다”며 한 후보 캠프를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