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트럼프 암살 시도] 前現대통령 11명 ‘암살 표적’ 링컨, 극장서 총격 받아 첫 사망… 루스벨트, 총 맞고도 연설 마쳐 케네디, TV중계 중 암살 ‘충격’… 레이건, 가슴 중상에도 살아남아
1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가 미국인들에게 깊이 새겨진 정치 폭력에 대한 공포를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미국은 역사적으로 현직 대통령 4명이 총에 맞아 암살된 것을 포함해 트럼프 전 대통령까지 총 11명의 전현직 대통령이 암살의 표적이 됐다. 미 CNN방송은 “(이번 사건이) 역사적 트라우마를 건드렸다”고 전했다.
● 최초로 암살당한 대통령은 링컨
1881년 3월 취임한 제임스 가필드 제20대 대통령은 임기가 6개월밖에 안 된다. 재임 첫해 7월 2일 워싱턴 기차역에서 가슴에 총을 맞은 가필드 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2개월간 치료를 받다 별세했다. 총격을 가한 찰스 J 기토는 가필드 전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며 관직을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뒤인 1901년 9월 6일 윌리엄 매킨리 제25대 대통령(1897∼1901년 재임)은 뉴욕주 버펄로에서 연설하던 중 무정부주의자 리언 촐고시에 의해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당시 부통령이던 시어도어 루스벨트 제26대 대통령(1901∼1909년 재임)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는데, 그 역시도 암살 위협을 피해가지 못했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12년 재선 운동을 위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를 하던 중 존 슈랭크라는 독일계 청년이 쏜 총에 가슴을 맞았다. 당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양복 주머니에 들어 있던 50쪽 분량의 연설문 덕에 중상을 피했다. 가슴에서 피가 흐르는데도 90분 연설을 마친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겨우 총알 하나로 날 죽이려 했다니. 나는 죽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
이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제32대 대통령(1933∼1945년 재임)과 해리 트루먼 제33대 대통령(1945∼1953년 재임)도 암살 시도가 있었지만 미수에 그쳤다.
케네디 피격 전 1963년 11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존 F 케네디 당시 대통령(앞줄 왼쪽)이 부인 재클린 여사와 지붕이 없는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이동 중 저격을 당해 숨졌다. 댈러스=AP 뉴시스
대통령은 아니지만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F 케네디 전 상원의원도 민주당 대선 주자 경선에 나섰다 1968년 6월 5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팔레스타인 이민자에게 총격을 당해 사망했다. 케네디 전 의원의 아들로 이번 대선에 무소속 출마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 직후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 폭력과 증오, 독설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제럴드 포드 제38대 대통령(1974∼1977년 재임)은 두 차례나 암살 시도를 당했다. 1975년 9월 5일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에서 경호원이 총격범을 저지해 미수로 그쳤다. 17일 뒤에 또다시 총격을 당했지만 총알이 빗나가 생존할 수 있었다.
레이건 피격 후 1981년 3월 워싱턴 힐턴 호텔 앞에서 총격을 입은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가운데)이 경호원들과 함께 황급히 차량 안으로 대피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